'김건희 명품백' 이원석 임기 내 처리 불발…신임 총장 부담 커졌다

검찰 "최재영 수심위 고려"…김 여사 처분 추석 이후 불가피
절차적 공정성 고려한 듯…'차기 총장' 심우정 사건 처리 전망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민주주의진흥재단(NED)에서 진행된 북한인권간담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이밝음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처리가 이원석 검찰총장 임기 내에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심우정 차기 검찰 총장은 취임 직후 사건을 최종 마무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1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최재영 목사의 수심위 절차가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해 추후 사건 처리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 수사심의위원회 결과가 나온 이후 김 여사 처분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이다.

◇ '명품백 수수' 김 여사 처분 추석 이후로…'최재영 수심위' 고려

당초 김 여사의 최종 처분은 이번 주 내에 나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6일 열린 김 여사 수심위가 불기소 처분을 권고하고, 이 총장은 "결정을 존중해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9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가 최 목사의 수심위 개최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최 목사 수심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혐의 등을 다룰 예정이다.

최 목사와 김 여사가 금품을 주고받은 관계인 상황에서 최 목사의 수심위 결과 발표 이전에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할 경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 총장 역시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나 "내부 검토를 충분히 거치겠다"고 말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총장은 줄곧 후임 총장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김 여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수심위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 총장이 임기 내 사건을 처리할 가능성은 작다. 통상 수심위 소집 요청 이후 회의가 열리는 데 보름가량 걸리는데 이 총장은 오는 13일 퇴임할 예정이다.

'부담 전가' 우려에도 최 목사 수심위를 고려하기로 결정한 건 절차적 정당성을 마련해 명품 가방 사건을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월 김 여사 방문조사 관련 갈등을 빚었으나 최종 처분 시점을 두고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논란의 여지가 없게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9.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심우정 임명 시 사건 처리할 듯…12일 도이치모터스 2심 판결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기다리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된 사안은 김 여사 사건이 됐다.

김 여사 수사는 현직 대통령 부인 수사인 데다 야권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신임 총장 입장에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법리적으로 김 여사가 무혐의라는 게 중론이지만, 각종 정치 이슈와 엮이면서 무혐의 결론이 나더라도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기획통'인 심 후보자가 예민한 사안들을 정무적으로 잘 풀어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여기에 12일로 예정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 판결도 주목된다. 판결 이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도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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