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파산 면했다…"회생 인가 전 M&A 목표"(종합2보)
법원 회생절차 개시 결정…제3자 관리인 선임, 내달 중 채권 신고
기업가치 평가 착수 "채권자, 티메프 통해 채권액 확인해야"
- 노선웅 기자,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서한샘 기자 =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티메프)가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는 10일 티메프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티메프가 지난 7월 29일 기업 회생을 신청한 지 44일 만이다.
◇제3자 관리인에 동양그룹 회생사건 관리자 선임
법원은 두 회사의 법정관리를 맡게 될 제3자 관리인으로 동양그룹 회생 사건의 제3자 관리인이었던 조인철 씨를 선임했다.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대신 제3자를 선임해달라는 채권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서 두 회사는 채권자 목록 작성, 채권 신고와 조사 등을 거쳐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간은 12월 27일까지다.
법원은 채권자 목록 제출 기한으로 다음 달 10일, 채권 신고 기한으로 다음 달 24일을 지정했다. 채권을 신고하지 않으면 관계인 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회생 계획에서 제외된다. 또 향후 회생 계획이 인가되면 실권한다.
조사 위원으로는 한영회계법인이 선정됐으며, 오는 11월 29일까지 조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조사위원들은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하게 된다. 통상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아야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진다. 기업을 유지하는 것이 채권 변제에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와야 하는 셈이다.
계속기업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면 회생 계획안이 만들어지고 채권자와 담보권자 등의 동의를 거쳐 요건을 충족하면 법원 인가를 거쳐 기업 회생절차가 진행된다.
티메프는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인수합병(M&A)을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재판부가 이를 허가할 경우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주요 일정·절차는 공고 절차로 진행된다. 두 회사의 채권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 송달을 진행할 경우 절차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티메프 채권자 등 이해 관계인은 법원 게시판이나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생 절차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법원은 "특히 권리행사를 위해서는 티메프 각 사를 통해 채권자 목록에 자신의 채권액이 잘 기재돼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채권자들이 신고 불이행에 따른 권리를 상실하지 않도록 티메프에 채권자 목록을 빠짐없이 잘 제출할 것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티메프 대표들 "M&A, 두 군데서 구체화 진행…12월 중 진혱 예상"
티메프 측 류화현 위메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는 이날 법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제3자 관리인이 선임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7월 29일 신청서를 작성할 때 저희가 관리인이 돼야 된다고 작성하긴 했는데 채권자 다수가 제3자 관리인이 선임돼야 된다는 의견을 주셨다고 한다"며 "법원에서도 그 부분 의견을 받아들이셨다고 해서 적극 지지하고 존중한다. 채권자들이 원하시는 방향대로 하되, 관리인과 함께 최대한 피해를 회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가 전 M&A 계획과 관련해서도 "구체화돼서 진행되고 있는 곳이 두 군데 있다"며 "법원에서 허락하신 기간이 우선 채권자 목록은 4주였고 그 이후 절차는 일반 회생 개시와 동일하게 절차를 부여해 주셨다. 그래서 11월 29일까지 아마 조사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조사 보고서가 나오면 12월 중에는 인가 전 M&A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계속 접촉한 바로는 생각보다 티몬과 위메프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며 "그분들이 매각 규모, 채권단과 협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망설이셨는데 이번 회생 개시를 통해 그 부분이 확실해지면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티몬이나 위메프나 가지고 있는 자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채권자분들에게 변제하려면 대규모 자금을 가져와야 되는데 그것은 이제 티몬과 위메프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인 '검은우산 비대위'는 "재판부 결정을 존중하며 동의한다"며 "파산이 아닌 회생으로 결정된 점에 대해서도 많은 채권사들이 엮여있고 높은 채권금액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지만, 작게나마 희망을 가지고 본 회생 절차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간 ARS 기간 동안 구체적인 계획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모그룹 구영배 대표, 관련 경영진에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며 "빠르게 조사위원의 객관적 조사가 이뤄지고, 기존에 회생절차 협의회를 통해 언급됏던 투자의향서를 포함한, 투자에 관심을 보였던 투자처가 보다 구체화 돼 고통 받고 있는 채권사들에게 빠르게 최소한의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원은 티메프가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승인하면서 자구안 마련을 위한 한 달의 시간을 부여했다. ARS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앞서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에 자율적인 구조조정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법원이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두 차례 채권자협의회에도 티메프가 채권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자 지난달 30일 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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