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파산 면했다…법원, 44일만에 회생절차 개시 결정(종합)

티메프 경영자 대신 제3자 관리인 선임…내달 중 채권 신고해야
기업가치 평가 착수 "채권자, 티메프 통해 채권액 확인해야"

류화현 위메프 대표(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노선웅 기자 =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티메프)가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는 10일 티메프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티메프가 지난 7월 29일 기업 회생을 신청한 지 44일 만이다.

법원은 두 회사의 법정관리를 맡게 될 제3자 관리인으로 동양그룹 회생 사건의 제3자 관리인이었던 조인철 씨를 선임했다.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대신 제3자를 선임해달라는 채권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서 두 회사는 채권자 목록 작성, 채권 신고와 조사 등을 거쳐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회생계획안 제출기간은 12월 27일까지다.

법원은 채권자 목록 제출 기한으로 다음 달 10일, 채권 신고 기한으로 다음 달 24일을 지정했다. 채권을 신고하지 않으면 관계인 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회생 계획에서 제외된다. 또 향후 회생 계획이 인가되면 실권한다.

조사 위원으로는 한영회계법인이 선정됐으며, 오는 11월 29일까지 조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조사위원들은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하게 된다. 통상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아야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진다. 기업을 유지하는 것이 채권 변제에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와야 하는 셈이다.

계속기업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면 회생 계획안이 만들어지고 채권자와 담보권자 등의 동의를 거쳐 요건을 충족하면 법원 인가를 거쳐 기업 회생절차가 진행된다.

티메프는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인수합병(M&A)을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재판부가 이를 허가할 경우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주요 일정·절차는 공고 절차로 진행된다. 두 회사의 채권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 송달을 진행할 경우 절차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티메프 채권자 등 이해 관계인은 법원 게시판이나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생 절차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법원은 "특히 권리행사를 위해서는 티메프 각 사를 통해 채권자 목록에 자신의 채권액이 잘 기재돼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채권자들이 신고 불이행에 따른 권리를 상실하지 않도록 티메프에 채권자 목록을 빠짐없이 잘 제출할 것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티메프가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승인하면서 자구안 마련을 위한 한 달의 시간을 부여했다. ARS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앞서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에 자율적인 구조조정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법원이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두 차례 채권자협의회에도 티메프가 채권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자 지난달 30일 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