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檢 무혐의…'마지막 관문' 수심위는?

역대 16번째 수심위, 이원석 직권 소집…명품백 '직무 관련성' 쟁점
회의 '독립성' 우려도…9월 둘째주 총장 퇴임 전 최종 처분 전망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윤 대통령과 함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김기성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기소 여부를 논의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불과 엿새 뒤로 다가오면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심위가 검찰과 같이 '무혐의' 결론을 내린다면 이원석 검찰총장 임기 내에 사건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반대로 '기소' 의견을 낸다면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수심위 현안위원회는 오는 6일 오후 2시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의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법리 등을 심의한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수심위는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출석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결과는 당일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 검찰총장 "공정성 제고" 직권 소집…명품가방 '직무 관련성' 쟁점

2018년 1월 대검찰청에 설치된 수심위가 열리는 건 이번이 16번째다. 수심위 소집은 고소인과 피의자, 피해자 등이나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신청할 수 있다. 이번에는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했다.

수심위 쟁점은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명품 가방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지다.

지난 5월 구성된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판단을 내린 상태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고 명품 가방이 대가성 없이 건네진 것이어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반면 최 목사는 자신이 취임식에 참석했고 통일 TV 부사장을 지낸 만큼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과 국립묘지 안장, 통일 TV 송출 재개를 언급한 것은 윤 대통령의 직무 관련 청탁이라고 주장한다.

수사팀과 최 목사의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청탁금지법상 직무 관련성은 뇌물죄에서의 직무 관련 판단과 유사한 취지로 이뤄진다고 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1월 발간한 청탁금지법 해설집(2024)에 따르면 청탁금지법상 직무 관련성은 '직무수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하고 있는 입법취지에 비추어 형법상 뇌물죄의 의미'라고 규정한다.

통상 뇌물죄 판단은 금품 수수·공여자 간에 이뤄진 구체적인 이익과, 당사자들의 이해관계 사전 인지 여부를 쟁점으로 본다. 수심위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인은 "뇌물죄 직무 관련성은 수수·공여자 간 청탁 여부를 인지하고 있었느냐가 쟁점인데 일반 공무원과 달리 대통령의 직무는 포괄적이라 관련성이 넓게 인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4.8.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대검도 '무혐의' 사실상 동의다음주 최종 처분 전망

일각에서는 수사팀 판단에 대검찰청도 사실상 동의한 점을 고려, 수심위 심의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수심위 운영지침에 따르면 회의 소집뿐 아니라 심의·관련 서류 관리 등 위원회 운영 지원 일체는 대검이 맡는다. 현장에 참석할 위원들이 검토할 문건 등에 무혐의 근거가 비교적 상세하게 담길 여지도 있는 셈이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증거판단과 법리해석이 충실히 이루어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대검은 이같은 논란을 의식해 현안위 구성 공정성에 주안점을 둔 시스템을 마련했다. 300명 이하의 전문가 풀(pool) 가운데 당일 참석 위원은 '무작위 추첨'으로 뽑는 식이다.

전례를 고려하면 수심위 결과는 당일 공개되고, 검찰의 최종 판단은 9월 둘째 주에 나올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1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이태원 참사 관련 수심의 심의가 나온 지 나흘 뒤 처분했다.

이달 15일 2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원석 검찰총장도 줄곧 퇴임 전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