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직접 제기한 아시아 첫 '기후소송'…오늘 헌재 결론은

청구인 "기후변화 피해로 기본권 침해…미래세대에 부담"
정부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감안" 한제아양 "책임 떠넘기는 것 같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 헌법소원의 마지막 공개변론을 앞두고 열린 환경단체 기자회견에서 시민기후소송 청구인인 황인철 씨(왼쪽부터), 청소년기후소송 청구인 김서경 씨, 아기기후소송 청구인 한제아 양이 최후진술문을 들고 있다. 2024.5.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아동과 청소년들이 직접 청구인으로 참여한 아시아 첫 기후소송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론이 29일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구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42조 1항 1호 등에 대한 위헌 확인 사건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청소년 환경단체인 청소년기후행동의 회원 19명이 지난 2020년 3월 기후소송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후 시민 123명이 제기한 시민기후소송, 영유아 62명이 제기한 아기 기후소송, 시민 51명이 낸 탄소중립기본계획소송 등이 헌재에 접수돼 하나로 병합됐다.

공개 변론은 4월 23일과 5월 21일 두 차례에 걸쳐 열렸다. 기후변화로 인해 소송 당사자 혹은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청구인 측은 청구인들은 "예상되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안정된 기후에서 살 권리'를 포함하는 헌법상 환경권, 생명권, 건강권,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남아있는 탄소 예산을 과도하게 소진해 2030년 이후를 살아갈 세대에게 막대한 감축 부담과 기후변화 피해를 전가하므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최희우 최연소 소송제기 당사자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기후 헌법소원 공개변론 기자회견에서 엄마품에 안겨 웃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이른바 ‘기후 소송’에 대한 첫 공개 변론을 진행한다. 2024.4.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차 변론기일에는 청구인 중 1명인 한제아 양(12)이 공동 소송인단을 대표해 직접 최종변론에 나서기도 했다. 한 양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22년 아기 기후소송에 참여했다.

한 양은 "대부분 어른은 어린이들이 세상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며 '어린이다움'을 강조하면서 기후 위기 해결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대답을 피한다"며 "어쩌면 미래의 어른인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어리다며, '부모가 시켜서 (헌법 소송을) 했다'고 무시하는 댓글을 봤다. 억울했다"며 "이 소송은 투표권 없는 어린이에게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또 해야 하는 유일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생명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정부가 기후 위기 대응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해관계인인 정부 측은 "한국은 녹색성장법과 탄소중립법을 통해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해 왔으므로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한국이 제조업 중심의 수출집약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