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보유 논란' 김남국 재판행…치열한 법적 공방 '예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불구속 기소…논란 1년3개월만
검찰 "적극 허위 증거 조작" vs 김남국 "단순 신고 누락"

김남국 무소속 의원 2023.8.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거액의 암호화폐(코인)를 보유해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의혹이 불거진 지 1년3개월 만이다.

김 전 의원은 검찰 기소 직후 '미친놈들', '멍청한 놈들'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하며 강력 반발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1년 3개월 동안 (코인 투자와 관련해선) 소환조사, 압수수색 일체 아무것도 없다가 엉뚱하게도 형사처벌 조항이 없는 재직 중 신고 누락 사실로 소환한 지 일주일 만에 전격 기소했다"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한옥형 판사는 김 전 의원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을 심리한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지난 20일 첫 소환 조사한 지 7일 만인 26일 김 전 의원을 불구속기소 했다.

김 전 의원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국회의원 재산 신고 당시 코인 투자로 거액의 수익을 올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코인 예치금 중 일부를 은행예금 계좌로 송금해 재산 총액을 맞추고 나머지 예치금은 코인으로 바꿔 국회 공직자 윤리위원회 재산변동내역 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적극 허위 증거 조작" vs "단순 신고 누락"

검찰은 수사 결과 김 전 의원이 코인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주식 매도 대금과 비슷한 금액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해 허위로 재산 총액을 맞추고, 코인 예치금을 코인으로 변환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단순 허위신고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허위 증거를 조작, 제출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직자윤리법 12조는 등록대상재산과 그 가액, 취득 일자, 취득 경위, 소득원 등을 재산 등록 서류에 거짓으로 기재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전 의원 측은 국회의원 재직 중 신고를 누락했을 뿐이며 이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 전 의원은 <뉴스1>에 "그 어떤 불법도 없는 합법적 거래였다"며 "재직 중 신고 누락은 형사처벌 조항이 없다"고 밝혔다.

◇조작 관여 정도에 따라 달라져…어떤 공무 방해했나도 밝혀내야

형법 137조에 따르면 위계로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과거 대법원 판례를 종합하면 단순 허위 사실 진술, 신고 행위만으로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자기 무고를 주장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허위 증거를 조작하고 그 결과 공무원이 충실히 업무를 수행했음에도 그릇된 판단한 경우에 해당한다.

요컨대 향후 재판에서 김 전 의원이 자신의 코인 수익을 숨기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증거를 조작했는지, 그 결과 윤리위는 공무집행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어떠한 방해를 받았는지 밝혀내는 게 유무죄 판단에 관건이 될 거로 보인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 의견과 같이 허위로 재산 신고 액수를 맞추기 위해 송금하고 코인을 매수했다면 이는 징계사유인 단순 신고 누락이 아니고 고의성이 있어 보인다"며 "구조상으로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다른 변호사는 "신고인이 신고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 허위 소명자료를 제출했다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실제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방해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현실적으로 어떤 방해를 받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당초 검찰은 김 의원이 코인 발행회사로부터 미공개 주요 정보를 취득했다는 의혹과 코인 매수 대금 불법 수수 등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도 검토했으나 이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