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이프·화염병' 들었던 사랑제일교회 신도 2명 징역형 확정

3차 명도집행 중 용역인력 쇠파이프로 공격
전치 12주 상해 입혀…1·2심 징역형→상고기각

경찰이 1일 오전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본관과 별관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사랑제일교회 강제철거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사랑제일교회 철거를 시도하던 용역 인력을 쇠 파이프 등으로 공격해 다치게 한 신도 2명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교인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B 씨는 징역 1년 2개월을, C 씨는 무죄를 각각 확정받았다.

이들은 지난 2020년 11월 26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법원의 3차 명도집행 과정에서 화염병을 던지거나 쇠 파이프, 화염방사기, 돌 등을 사용하는 등 위협적인 행동으로 집행관과 집행보조자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교회 부목사 아들인 A 씨는 쇠 파이프를 들고 대기하던 중 교회 진입을 시도하던 집행관과 집행보조자를 향해 불붙은 화염병을 던진 혐의, 신도 B 씨는 모아 놓은 돌을 수십 회 집어 던진 혐의, 교회 장로 C 씨는 화염방사기를 분사해 위협한 혐의를 받았다.

이와 함께 A 씨는 화염병을 던져 집행보조원 D 씨의 다리에 불을 붙게 만들고 쇠 파이프로 폭행한 혐의, B 씨는 D 씨의 머리를 쇠 파이프로 내리쳐 쓰러뜨린 뒤 머리를 내리찍고 발로 짓밟는 등 폭행한 혐의도 추가됐다. D 씨는 이로 인해 전치 12주 이상의 상해를 입었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3년, B 씨와 C 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우리 공동체의 목회자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을 뿌리째 흔들리게 했으며 역사적으로 구성원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아 있게 됐다"며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법원 판결 집행을 사실상 폭력으로 무력화한 최초의 사례로 법원 판결의 권위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2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 2개월, C 씨에게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B 씨는 징역 4년이 유지됐다. C 씨의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 씨의 경우 D 씨의 다리에 불을 붙인 화염병을 직접 던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2심에서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초범인 점,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감안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는 2020년 5월부터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과 보상금 등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당시 서울북부지법은 재개발조합이 교회 측을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강제 철거집행 권한이 생긴 재개발조합 측은 2020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철거를 시도했지만 교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