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형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해박한 법률지식·신망 두터워(종합)

1995년 임관 후 29년 판사 생활…여성 첫 전속연구관
이재현 회장 2심서도 '실형'…기업총수 '관대한 양형' 불식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9월 퇴임하는 이은애 헌법재판관의 후임 재판관으로 김복형 서울고법 부장판사(56·사법연수원 24기)를 지명하기로 내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법원 제공)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0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기로 내정한 김복형 서울고법 부장판사(56·사법연수원 24기)는 해박한 법률지식과 탁월한 재판 실무 능력을 두루 겸비했으며 법원 안팎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후보자는 1968년 경남 거제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서울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전국 각지의 여러 법원에서 민사, 형사, 행정, 가사 등 다양한 재판업무를 두루 담당해 왔다.

울산지법, 수원지법,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대구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판사, 춘천지법 수석부장판사,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 중이다.

특히 2008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보임돼 여성 법관으로는 처음 전속연구관으로 2년 동안 근무했다.

세밀한 기록 검토를 통해 사건의 내용과 당사자의 주장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당사자의 주장을 성의 있게 경청하면서도 쟁점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는 평을 받는다.

또한 관련 판례나 논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체적 사건에 가장 합당한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판결문에 담아내 재판과 판결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재판 실무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늘 밝고 긍정적인 성품으로 동료 및 선후배 법관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두터운 신뢰관계를 쌓아 법관들의 화합을 위해 노력했으며,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으로서도 활동하는 등 법원 안팎의 신망도 두텁다는 평가다.

김 후보자는 서울고법 고법판사로 재직할 당시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측근들이 조세포탈, 횡령, 배임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이재현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특히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기업가가 범행 발각 후 행한 피해 회복 조치에 양형상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합리적인 기업 경영의 정착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를 결정적인 양형요소로 삼기는 어렵다"고 지적, 대기업 총수의 불법행위에 엄중 책임을 묻고 법원의 재벌 총수에 대한 관대한 양형 우려를 불식시켰다.

대법원은 "헌법적 가치와 국민 기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의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통찰력과 포용력은 물론 헌법에 관한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 등을 두루 겸비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 재판관의 후임은 대법원장이 지명할 차례다.

앞서 대법원은 헌법재판관 후보 51명을 추천받았고 36명이 심사에 동의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추천위원회는 김 부장판사를 비롯해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59·19기), 윤승은 서울고법 부장판사(57·23기) 등 3명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