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건축왕', 동해 망상지구 특혜 의혹 1심 무죄
"제안서 허위 내용 기재했지만…부정 지정받았다 하기 어려워"
"잘했다는 건 아냐"…인천 일대 500억원대 전세사기로 재판 중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강원 경제자유구역 망상1지구 개발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인천 건축왕'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20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남 씨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에 제출한 자료에 자산, 연간 매출액, 누적 매출액 등 허위 내용이 기재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남 씨는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으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 권유를 받았다"며 "동자청은 시행자 지정 과정에서 모기업의 실제 재정 상태를 알았음에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시행자 지정 과정에서 매출이 허위로 기재됐다고 하더라도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며 "시행자로 지정됐다는 사정만으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받았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남 씨에게 "피고인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라며 "동자청의 적극적인 권유로 남 씨가 사업 시행자 지정을 신청했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삼아서 무죄를 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씨는 2017년 특수목적법인 '동해이씨티'를 설립해 강원 경제자유구역 내 망상1지구 개발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사업 제안서에 재무 상태 등을 부풀려 기재한 혐의를 받는다.
남 씨는 2017년 동해시 일대 땅 178만㎡(54만 평)를 143억 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전체 사업 부지의 28%가량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동자청이 예정 부지 면적을 줄이고 3개 지구로 쪼개면서 동해이씨티가 사업부지 과반을 확보해 사업자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남 씨의 전세사기 행각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동자청은 지난해 8월 사업 정상화를 위한 협의 불이행 등을 이유로 동해이씨티의 사업 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지난달 새 시행자를 선정했다.
한편 남 씨는 2022년 1~7월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세입자 19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48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2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남 씨는 또 305억 원대 전세사기로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 6월에도 전세보증금 83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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