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노숙자 살해' 30대 "살해 인정…사물 변별 능력 없었다"

현충일에 준비한 흉기로 노숙인 숨지게 한 혐의
"살해 인정·반성하지만…2017년부터 조현병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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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현충일에 서울역 지하보도 입구에서 노숙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 씨가 "범행 당시 사물 변별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변호인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살인 등 혐의 첫 재판에서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다만 2017년부터 있었던 조현병 증상으로 인해 범행 당시 사물 변별 능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심신 장애로 인해 자신의 행동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책임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A 씨 측은 재판부에 정신감정, 진료기록 감정을 신청했다.

A 씨는 지난 6월 6일 서울역 인근에서 60대 노숙인 B 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전쟁을 멈추기 위해 노숙인을 죽여야 한다'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범행 후 경찰에 자수했으나 검찰 조사 단계에서 "처음부터 B 씨를 죽일 마음은 없었고 B 씨가 먼저 달려들어 살해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폐쇄회로(CC)TV, 법의학 감정,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 수사 결과 A 씨가 미리 인터넷으로 범행 장소를 검색한 뒤 답사하고 식칼을 준비해 B 씨를 발견하자마자 살해한 계획 범행이라고 결론지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