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운전했다고 해줘" 음주운전 허위증언…위증사범 53% 늘어

올 상반기 300명 적발…시행령 개정으로 직접수사 포함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1. 필로폰을 거래한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B 씨는 구치소에서 지인을 통해 말을 맞춘 뒤 거래한 물건이 필로폰이 아닌 휴대폰이라고 증언했다. 검찰은 접견과 서신 내역을 확인해 증거를 확보하고 이들을 위증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2. C 씨는 동생이 음주운전으로 기소되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내가 차를 운전했고 동생은 조수석에 탔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형이 내 차를 운전했다고 해달라'는 동생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하고 C 씨 형제를 구속 기소했다.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한 위증범죄가 검찰 직접수사 범위에 포함된 후 적발 건수가 5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위증을 시킨 위증교사범 적발도 67% 늘었다.

대검찰청은 올해 상반기 위증사범 300명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위증사범 적발 건수는 2022년 상반기 196명, 지난해 상반기 297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위증을 시킨 위증교사범은 같은 기간 33명→43명→55명으로 증가했다.

위증 등 사법질서 방해범죄는 지난 2022년 9월 시행령 개정으로 검찰 직접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대검은 "위증 등 사법질서 방해사범 수사는 경제범죄, 부패범죄 등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관한 검사의 공소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하다"며 "범죄 사건과 분리하기 어렵고 직접 관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2022년부터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제한되는 등 법정 진술이 더 중요해진 공판 환경에서는 위증사범을 더욱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도별 상반기 위증사범(교사·방조) 입건 현황(대검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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