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연, 총선 앞두고 '옥외 대담'…김세의·강용석 벌금형 확정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14명을 초청해 야외 인터뷰를 진행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운영진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전 MBC 기자)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변호사와 김 대표의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3월 30일부터 4월 12일까지 21대 총선 후보자 총 14명을 초청해 야외에서 대담회를 개최한 혐의를 받았다.

총선 선거운동 기간인 2020년 4월 2~14일보다 앞선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방송을 내보내 선거운동 기간을 위반한 혐의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다수의 시민을 모이게 한 혐의도 있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를 초청해 대담·토론회를 개최하려는 단체는 사전 신고 뒤 옥내에서 개최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들은 △가세연이 공직선거법이 규정하는 '단체'에 해당하지 않고 △유튜브 방송이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이므로 선거운동 기간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청중이나 참여자도 없었으므로 대담·토론회라고 볼 수 없는 데다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들을 따로 모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강 변호사와 김 대표에게 모두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방송을 기획·주최한 가세연은 대표이사인 김 대표 외 10여명의 작가, 직원이 소속돼 있고 '우파 가치와 이념의 정립'을 기치로 60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있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통된 목적과 동일한 소속체 등을 바탕으로 개인과 비교해 유권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의 집합체', '모임'이라면 공직선거법상 '단체'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진행한 방송 역시 "방송 현장을 지켜보던 수십 명의 사람 중 가세연 관계자 외 일반 행인이나 채널 가입자로 보이는 사람들도 다수 포함됐다"며 "피고인들이 방송 도중 호응을 유도한 것에 그 사람들이 응하거나 스스로 호응하는 모습도 다수 확인되는 등, 현장에 있던 사람 상당수가 대담 내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송 내용이 피고인들과 후보자 사이에 후보자의 정견·공약 등 선거와 관련된 사항에 관한 질문과 대답으로 이뤄졌으므로 공직선거법상 '대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방송은 공직선거법상 더 넓게 허용되는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의 성격이 더 크고, '옥외 대담회'의 성격으로서는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으며, 위법성 인식 또한 비교적 약했을 것"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강 변호사 등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