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후 교통사고 위장' 보험금 타내려 한 육군 원사 결말은

1·2심 모두 징역 35년…대법 상고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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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아내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사인을 교통사고로 위장하고 보험금을 타 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육군 원사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1일 오전 살인,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2023년 3월 8일 오전 4시 52분쯤 강원 동해시 구호동의 한 도로에서 아내 B 씨를 자동차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고의로 시멘트 옹벽을 들이받아 B 씨를 오른쪽 발목 골절 등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고의가 아닌 과실로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꾸며 치료비 명목으로 3200여만 원의 보험금을 받고, B 씨의 사망 보험금 명목으로 4억 7000여만 원을 타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범행 당일 B 씨는 A 씨의 은행 계좌에 잔액이 없고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A 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격분한 A 씨는 B 씨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했다.

B 씨가 숨졌다고 오인한 A 씨는 범행을 은폐하기로 하고 여행용 가방을 이용해 B 씨를 지하 주차장으로 옮기고 조수석에 태운 뒤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A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징후나 뚜렷한 동기가 없고 피해자 주검에서도 극단적 선택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의식을 잃은 아내를 발견하고 신고하거나 응급조처하지 않고 오히려 범행 현장을 치우고 청소하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을 한 점 등으로 미뤄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현재까지 아내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객관적 정황과 모순되는 진술로 일관해 범행에 대한 참회나 반성 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A 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항소했지만 2심은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