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5개 교회 "코로나 대면예배 금지 위법" 소송…패소 확정

1·2심 원고 패소…"감염 위험 줄이기 위해 적합한 수단"
"'종교의 자유 침해' 주장 수긍 어려워"…대법 상고기각

서울 서대문구 한 교회에 수요예배를 앞두고 집합금지명령이 붙어 있다. (뉴스1 DB,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 방역 당국이 대면 예배를 금지한 처분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다시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명일교회 등 일선 교회 35곳이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집합제한 조치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복지부는 2020년 8월 19일 서울·경기·인천 지역 교회에 대해 비대면 예배만을 허용하고 대면 모임을 금지했다. 같은 날 서울시도 서울 소재 교회에 비대면 예배만을 허용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2020년 8월 당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집단감염이 연쇄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35개 교회는 대면 예배 금지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먼저 "대면 예배 금지 처분은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여러 방어 조치 가운데 하나로 적법 여부는 당시의 시대적 환경과 맥락에서 살펴야 한다"고 전제했다.

또한 "처분 당시부터 현재까지 밀폐, 밀접,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됐고, 일반적으로 교회는 비말이 분포되기 쉬운 환경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지역적 동일성이 없는 여러 교회에 속한 불특정 다수에서 확진 사례가 발생하자 피고들은 교회라는 공간 혹은 교회에서 하는 예배 및 기타 활동을 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류했다"며 "감염 위험을 줄이고자 교회에서의 다중 집합을 금지하려는 취지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지역 전체에 소재한 모든 교회에 대해 대면 예배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위반행위에 대한 사후적 제재가 아닌 예방적·사전적 방역 조치"라며 "동일하거나 유사한 집단에 대한 방역 조치는 일시에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감염확산 방지에 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불합리하지 않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이 사건 처분은 여러 사람의 집합을 금지하는 것, 즉 대면 예배를 금지하는 것이어서 내면의 신앙의 자유와는 무관하다"며 "타인의 생명과 건강을 배려하려는 목적이 있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근간으로 하는 종교의 본질에도 부합한다. 종교의 자유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강조해다.

교회 관계자들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8일 광주 안디옥교회가 광주광역시를 상대로 낸 집합 금지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교회 측 상고를 기각하고 각하 결정을 내린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집합 금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