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 간 해묵은 고소전…검찰 형사조정으로 화해 성립

대검, 제주지검 등 2분기 형사조정 우수사례 4건 선정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8.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쌍방 고소를 반복하며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던 직장 동료들이 검찰의 형사조정제도를 통해 법적 분쟁을 그만둘 수 있게 됐다.

대검찰청은 제주지검 등 2분기 형사조정 우수사례 4건을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형사조정이란 형사사건에서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화해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전문가들로 구성된 형사조정위원회가 조정하는 제도다. 피해자가 시간과 돈을 들여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신속하게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검에 따르면 A 씨는 직장 내 다툼으로 악감정을 가지고 있던 B 씨를 길에서 우연히 만난 뒤 욕설하며 옷깃을 잡고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했다. 1차 조정에서 양측이 대면을 꺼려 분리 조정이 실시됐지만 합의금 의견 차이로 불성립됐다.

검찰은 직장 내 다툼이 이어지면서 A 씨가 B 씨를 폭행죄로, B 씨가 A 씨를 모욕죄로 고소해 수사 중이며 A 씨가 B 씨를 모욕죄로 추가 고소할 예정인 등, 서로 형사고소를 반복해 왔음을 확인했다.

1차 조정 뒤로도 A 씨와 B 씨는 심하게 다투었고, 검찰은 충돌을 우려해 출장 조정을 통해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조정위원들이 갈등의 내용을 파악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이끌어내는 등 관계 회복에 집중한 결과, 이들은 합의금 없이 서로를 용서하고 고소를 모두 취소, 나중에도 고소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피해자의 밭 경계선을 넘은 피의자 소유 감나무를 피해자가 파내고 피해자가 설치한 농막으로 피의자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어 폭행 사건이 발생하자, 손해사정사인 조정위원들이 휴일 출장과 개별 면담을 통해 합의금 없이 분쟁을 매조진 사례(광주지검 순천지청)도 우수사례로 꼽혔다.

또 공사 계약 불이행 문제로 다투던 당사자들이 서로에게 폭행을 가한 사건에서, 당사자들의 악감정을 해소하고 미지급 공사대금까지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등 조정위원이 적극 중재해 형사사건뿐만 아니라 민사적 분쟁까지도 해소한 사례(춘천지검)도 우수사례에 이름을 올렸다.

인도네시아 국적 피의자의 과실로 고령의 피해자에게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분리 조정을 통해 당사자들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중재로 조정을 성립시킨 사례(서울서부지검)도 선정됐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