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논란 어디까지…이원석 "사표 반려" 중앙지검장 "진상 파악 연기"

(서울=뉴스1) 황두현 이밝음 서한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수사 '패싱 논란'을 둔 검찰 내부 갈등이 점점 증폭되는 모습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 비공개 소환 조사에 대한 진상 파악을 지시한 데 대해 이창수 지검장은 당장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진상 파악을 진행하더라도 수사팀은 제외하고 본인만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수사팀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부연했다.

감찰에 협조할 경우 수사팀 반발 등 수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로 파견돼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이던 김경목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검사는 불만을 표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이 총장은 김 검사의 사표가 대검 기획조정부에 올라오면 반려하라고 지시했다. 검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게 아니라는 취지다. 대검은 이 지검장의 반발과 상관없이 이 총장의 지시대로 진상 파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서열 1·2위인 검찰총장과 중앙지검장의 갈등에 더해 이 총장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복원을 둔 갈등도 부각됐다.

이 총장이 전날(22일) 대검 참모진들에게 '총장 패싱' 논란 전말에 대해 설명하던 중 박 장관과 도이치모터스 의혹 수사지휘권 복원을 두고 언쟁을 벌인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이 총장은 박 장관에게 수사지휘권 회복을 요청했지만 박 장관은 "극도로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지휘권은 지난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 총장 일가 및 측근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서 박탈됐다.

이달 초 이 총장이 박 전 장관과 통화로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필요성과 함께 수사지휘권 복원을 요청했고 박 장관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 여사 관련 수사는 중앙지검이 여러 사정을 고려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고성재 법무부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박 장관이 수사와 관련해 김 여사 소환조사를 반대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이튿날 오전 1시 20분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했다.

이 총장은 김 여사 수사 사실을 보고 받지 못했고 조사가 끝나가는 시점에 이 지검장으로부터 사후 통보 받았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소환 조사는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 보고할 수 없었고, 명품가방 조사는 확정되지 않아 유동적인 상황이라 보고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