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패싱, '김건희 조사' 사후 보고…불화설 재점화하나
중앙지검 "도이치모터스는 지휘 배제…수사 시작 후 보고했다"
명품가방 조사는 오후 8시30분쯤…대검에 보고는 자정 무렵에
-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대검찰청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소환 조사를 사전에 보고 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검찰총장과 중앙지검장 불화설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21일 뉴스1과 통화에서 "보도된 김 여사 조사 과정에 대해 검찰총장 및 대검 간부 누구도 보고받지 못했다. 조사가 끝나가는 시점에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검에 사후 통보해 왔다"며 "검찰총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깊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전날 오후 1시30분부터 이튿날 오전 1시20분까지 약 11시간50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조사했다.
◇대검 "보고 못 받아"…중앙지검 "유동적 상황이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 보고가 늦었다는 게 서울중앙지검의 설명이다. 지난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배제하면서 지금도 검찰총장은 도이치모터스 관련 사건은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
김 여사 측은 도이치모터스 사건만 제3의 장소에서 조사받겠다고 했고, 명품가방은 서면조사로 충분하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소환 조사는 총장에게 보고할 수 없고, 명품가방 수사는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고가 늦어졌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명품가방 사건도 함께 조사할 수 있도록 (김 여사 측을) 설득하고 협의하는 상황이었다"며 "수사 여부가 유동적인 상황이라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먼저 시작했고, 이후 명품가방 수사를 시작하고 나서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관련 수사를 먼저 진행한 뒤, 오후 8시30분쯤 부터 명품가방 수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대검에 보고한 시각은 이보다 늦은 자정 무렵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 불화설 재점화 관측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불화설도 다시 언급된다.
법무부는 지난 5월 김 여사 수사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등을 지휘하던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부산고검장으로 발령하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임명했다. 이원석 총장은 지검장 교체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이 쿠팡 랭킹 조작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대신 서울동부지검에 배당한 것을 두고도 이 총장이 이 지검장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총장이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검찰이 김 여사를 공개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전날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대면조사 한 것은 '특혜가 없다'던 이 총장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셈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총장의 '성역이 없다' 발언에 대해 "가치판단의 표현인데 사실을 말하는 검사가 그런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좀 와닿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총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이 지검장과의 불화설을 묻자 "이 지검장과 잠시 통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검사장이나 저나 웃고 말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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