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구명 로비 불가능…사의 표명 7월28일, 통화 8월9일" 모순

구명 로비 가능 기간 7월28일~31일…이종호와 통화나 만난 적 없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 출석해 증인선서 거부 이유를 밝히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노선웅 기자 =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은 10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 사의 표명 시점과 해병대수사단 보고서 결재 번복 시기, 통화 시점을 볼 때 "구명 로비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채상병 사건 원인 규명 카페'에 이 같은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전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VIP'를 언급하며 임 전 사단장 구명을 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녹취가 공개돼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츠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해당 녹취에는 이 전 대표가 '임성근 사단장이 사표 낸다고 또 다른 해병대 출신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하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28일 오전에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보고서를 결재한 시점은 7월 30일, 결재를 번복한 시점은 7월 31일"이라며 "누군가에 의해 소위 구명 로비가 있었다면 늦어도 이 전 장관이 결재를 번복한 7월 31일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통화가 8월 9일에 이뤄진 만큼 구명 로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임 전 사단장은 "발신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7월 19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와대 경호처 출신 B 씨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없다"며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와는 한 번도 통화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비활동 주체는 이 전 대표 또는 B 씨로 보인다"며 "보도에서 이 전 대표는 B 씨로부터 임 전 사단장의 사직 의사 표명 사실을 들은 것으로 돼 있지만 임 전 사단장은 사의 표명 전후로 어떤 민간인에게도 사실을 말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의 표명 사실을 알았다면 언론을 통해 알았을 텐데 그 시점은 언론에 최초 보도된 지난해 8월 2일쯤부터 이 전 대표가 A 씨에게 말한 8월 9일 사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른바 '골프모임 단톡방' 의혹 관련자를 조사한 데 이어 대화방과 녹취록, 녹음 파일,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