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 "해병대원 특검, 대통령에 프레임 씌우려는 정치적 목적"(종합)
박성재 "위헌성 가중된 법안 반복 의결하는건 잘못"
"정치적 공세 악용"…문제점 지적 4→6개로 늘어
-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9일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사건의 진상 규명 목적이 아니라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는 프레임을 덧씌우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안 재의요구안이 의결된 뒤 열린 브리핑에서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위헌성이 가중된 법안을 반복적으로 의결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1차 특검법 문제 4개 지적했던 법무부 "이번엔 6가지"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오히려 위헌성이 더욱 가중된 법안"이라며 6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지난 5월 1차 특검법안에 대해 △삼권분립 원칙 위반 △공정성 및 정치적 중립성 훼손 △제도의 보충성 원칙 위배 △인권침해 우려 등 4가지 문제점을 지적한 데 이어 이번 특검법안의 위헌 요소를 더욱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특검법안의 문제점으로 △삼권분립 원칙 위반 △보충성·예외성 원칙 위배 △형사법 체계 위배 △인권침해 우려 △정치공세 악용 가능성 △민주주의 원칙 훼손 등을 지적했다.
우선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된 특별검사 임명권을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이 행사하도록 해 삼권분립 원칙에 위반한다고 했다.
법무부는 "경찰과 공수처에서 수사 중이고, 검찰의 후속 수사가 예정돼 있는 사건에 특별검사를 도입하는 것은 헌정사에 전례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고발 당사자인 특정 정당이 사실상 특별 검사를 선택하는 것으로 고발인이 수사할 검사나 재판할 판사를 선정하는 것과 같은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부당한 정치공세 악용 가능성…경찰 독자적 수사"
법무부는 '수사 대상 공직자의 특별검사 수사 방해 금지 및 회피 의무 규정'에 대해 "요건이 불명확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추후 탄핵, 해임건의, 징계요구 등 정부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이번 법률안은 숙의 절차 없이 거대 야당이 수적 우위만을 내세워 강행 처리한 법안"이라며 "민주주의 기본 원리인 다수결의 원칙을 본질적으로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또 경찰 수사 결과와 관련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8명 중 3명은 혐의가 없다고 봐 불송치 결정하고 오히려 이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포병여단 군수과장을 추가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경찰은 박 전 단장의 조사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수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법무부는 "군 수사기관은 개별적인 피혐의자뿐 아니라 사건 전체를 경찰에 이첩했고, 경찰은 독자적으로 수사해 그 결과를 도출했다"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내용은 경찰 수사에 있어 참고 자료에 불과했음을 알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법안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이해충돌 가능성을 고려했는지를 묻자 "검토 과정에서 고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별검사 임명권을 야당에만 부여한 전례가 있다는 지적엔 "당시에는 여야간 최소한의 협의와 합의 과정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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