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내 덕, 성관계하자"…피의자 모친에 수차례 요구한 경찰 징역 6개월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사건 피의자 어머니에게 수차례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현직 경찰이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유미 판사는 21일 오후 2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김 모 경위(52)에 대해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도주 우려를 이유로 법정 구속했다.

정 판사는 "경찰공무원이 자신이 처리했던 사건 피의자 어머니를 사적으로 만나 형사합의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보상을 요구하며 강제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한 것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다만 "추행 정도가 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해 형사처벌 받은 이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김 경위는 2022년 말 자신이 처리했던 사건 피의자 어머니를 룸술집에서 사적으로 만나 신체 접촉을 하고 여러 차례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김 경위는 "(성관계 요구 관련)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강제 추행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 경위 측은 피해자가 최초 신고 당시 강제추행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고, 테이블 간격이 넓어 신체 접촉이 불가했으며 목격자가 없었다는 등 이유로 추행 사실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정 판사는 "피해자가 나중에 피고인과 통화에서 강제추행 부분을 항의했고 이에 피고인이 금전적 보상을 제안한 사실이 있다"며 "테이블 폭이 75㎝ 불과해 충분히 손발이 닿았으리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룸서빙 담당 직원이 '강제추행하는 모습을 못 봤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서빙할 때만 룸으로 들어갔기에 직원 진술을 근거로 추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