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힘싣는 "중앙부처가 직무유기 압박" 첫 법정 증언
공직선거법 재판서 전 성남시 국장 진술…"용도변경 안 하면 문책"
6월 말 증인신문 마치고 7월 중 서증조사…8월초 마무리 전망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고 말한 이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처음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14일 열린 공선법 위반 혐의 재판에선 백현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부지 용도 변경 압박이 있었다"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를 두고 논쟁이 오갔다.
권석필 전 성남시 교육문화환경국장은 이 대표 측과의 주 신문에서 "당시 일선 공무원들로부터 용도변경 문제로 중앙에서 성남시 공무원 직무유기로 문제삼을 수 있단 소문을 들었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권 전 국장은 구체적으로 말해달란 요청에 "이것(부지 용도변경) 하지 않으면 문책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직접 들었는지 재차 묻는 말에 "듣기도 하고 간부회의 같은 것도 하고 모임할 때도 대화하기도 하고 결재 과정에서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그런 소문이 팽배해있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백현동 개발 사업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용도를 변경한 것이 중앙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지 민간업자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의도가 아니란 취지다.
이를 두고 이 대표 측은 그동안 검찰과 사실관계를 다퉈왔다. 지난달 있었던 재판에선 국토부와 성남시 공무원들이 출석해 "국토부의 협박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 측은 "국토부가 공문을 보낸 것 자체가 압박"이란 취지로 반박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성남시 주거환경과장 전 모 씨를 신문한 재판에서도 이 대표는 부하직원인 전 씨를 직접 신문했지만 유의미한 증언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당시 이 대표는 "정부의 입장은 한국식품연구원이 용지를 빨리 팔고 지방으로 이전하라는 것으로 대통령 지시사항을 추진하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라며 "그에 대해 증인이 아무런 부담이 없었느냐"고 물었지만 전씨는 "네"라고만 답했다.
이 대표가 재차 "국토부가 따로 3번씩이나 (공문을) 보냈던 것은 사실이지 않나. 부담을 못 느꼈나"라고 물었지만 전씨는 "부담을 못 느꼈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권 씨가 처음으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과정에서 국토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만큼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한편 수 십차례 재판이 이어져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증교사 의혹' 사건의 재판은 8월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날(14일)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정하면서 6월 말까지는 증인신문을 마치고 7월 중 서증조사를 하는 등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8월초에는 재판이 마무리돼 조만간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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