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노쇼' 권경애, 학폭 피해 유족에 5000만원 배상하라"(종합)

학폭 재판 3회 불출석 패소하고도 유족에게 안 알려
유족 "재판 내내 벽에 외치는 것 같아…당연히 항소"

권경애 변호사. 2020.9.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학교폭력 소송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 확정판결을 받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에게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법원이 명령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는 11일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는 공동으로 이 씨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나머지 법무법인 변호사 2명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권 변호사는 2016년 이 씨가 서울시 교육감과 학교폭력 가해 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변호인을 맡았으나 2심에 세 차례 불출석해 원고 패소 판결을 받게 했다. 그러고도 권 변호사는 5개월간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항소심 소송 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을 지정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유족 측은 권 변호사의 불법행위와 법무법인 구성원의 연대책임을 지적하며 2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권 변호사 측이 피해자 유족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했으나 유족 측이 불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정식 재판 절차를 밟게 됐다.

이날 선고 뒤 이 씨는 실망이 크다면서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소송을 시작하기 전 기존 판례가 100만~1000만 원 선이라고 했고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제 5000만 원을 선고했으니 기존 판례보다 굉장히 큰 선고를 했다고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판사조차 질문이 없었고 상대측에서 대응하는 것도 없어 저 혼자 벽에 외치는 것 같았다"며 "항소심 담당 판사가 어떤 태도로 재판에 임하는지 볼 것이고 그것으로도 안 되면 상고해 대법원까지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변호사는 지난해 변호사법상 성실 의무 위반으로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정직 1년 징계 처분을 받았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