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량-KBS '이재명 주범 몰기' 협의 안했다"…법정서 재차 증언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2002년 검사사칭 사건'과 관련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과 KBS 측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주범으로 몰기로 거래한 적이 없다는 증언이 재차 나왔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공판에는 2002년 당시 이 대표와 검사 사칭 사건을 공모했던 최철호 전 KBS PD의 상사였던 전 KBS 기획제작국장 A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A 씨에게 "이 대표가 2019년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김병량 전 시장이 자신을 주범으로 몰기 위해 KBS에 최 전 PD에 대한 고소 취하를 약속해 주는 등 모종의 거래를 했고 이에 따라 최 전 PD가 허위자백을 하는 바람에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한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A 씨는 "이번에 알았다"고 답했다.

검찰은 "당시 이 대표의 주장처럼 KBS와 김 전 시장이 이 대표를 검사 사칭 주범으로 몰기로 했고 최 전 PD가 허위자백을 종용받았다면, 적어도 최 전 PD가 사칭 범행을 인정한 2002년 6월 3일 전에는 회유나 종용을 받았어야 한다"며 "당시 면회를 하러 가서 최 전 PD에게 그러한 말을 하거나 누군가를 통해 전달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A 씨는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A 씨는 "최 전 PD를 면회하러 가 경징계해 줄 테니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모는 허위 진술을 하고 그러면 김 전 시장이 고소 취하를 해준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검사에 질문에도 "없다"고 대답했다.

"그 누구에게라도 김 전 시장이 고소 취하를 약속했고 최 전 PD에게 이 대표가 주범이라고 진술하도록 회유나 종용했다거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A 씨는 "없다"고 답했다.

A 씨는 "허위진술 종용 방침이 있었다면 상사가 모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최 전 PD도 "김 전 시장으로부터 고소 취하를, KBS로부터 경징계를 약속받고 자백한 것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검사 사칭 사건은 최 전 PD가 2002년 KBS '추적60분'에서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및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 기획취재 과정에서 김 전 시장이 인터뷰를 거부하자 검사를 사칭해 대화하고 녹취한 내용을 보도한 사건이다. 특혜 분양 사건 변호를 맡고 있던 이 대표는 최 전 PD와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년 2월 검사 사칭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김 전 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이재명 변호사를 주범으로 몰기 위한 김병량 시장과 KBS 간의 야합이 있었다'는 위증을 요구하고 김 씨는 이 대표 뜻대로 위증한 혐의로 함께 재판받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2002년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로 근무했던 공무원 B 씨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B 씨에게 "이 대표와 김진성 씨의 녹취록을 보면 김 씨가 '고소 취소 협의를 모른다'고 말하자 이 대표가 'B 씨에게 물어봐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실제 현재까지 단 한 번이라도 이 대표 측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연락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B 씨는 "없다"고 답했다. "전혀 없었냐"는 검찰의 거듭된 질문에도 B 씨는 "없었다"고 답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