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박영수 징역 1년 구형…"반성 않고 부인"(종합)

박영수 "의지 무관한 사실관계로 심려"…혐의는 부인
가짜 수산업자 "인간관계 만신창이"…불법수사 주장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 뇌물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공동취재) 2023.7.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검찰이 '가짜 수산업자'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박 전 특검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 선고와 366만 원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 모 현직 부부장검사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엄성섭 TV조선 보도해설위원에게는 징역 10개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전직 중앙일보 기자에게는 각각 벌금 2000만 원을 구형했다. 추가 기소된 '가짜 수산업자' 김 모 씨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청렴하고 공정히 국민의 신뢰에 부응해야 하는 전현직 검사와 언론인 등이 수산업자를 사칭한 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건"이라며 "피고인들은 수사·재판에서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특검의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특검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아 청탁금지법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차량 대여에도 박 전 특검이 관여한 바 없고 비용을 지급해 금품 수수의 고의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특검은 최후진술에서 "제 의지와 무관한 사실관계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법리와 당부를 떠나 사람 관계의 분별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간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가짜 수산업자' 김 씨는 "수사가 시작되고 소환조사 없이 긴급 체포돼 불법 수사의 먹잇감이 됐다"며 "경찰은 비리·잘못보다 친한 법조인 지인과의 관계를 물었고 대답하지 않자 휴대전화를 빼앗아 협박하며 다그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의도 받지 않고 휴대전화를 돌려보고 저에게 소위 '커닝페이퍼'를 주며 그대로 읽으라고 했다"며 "구속 이후에도 마땅히 이뤄져야 할 접견을 거부하는 등 경찰의 불법 수사로 인간관계가 만신창이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기 존경하고 사랑했던 사람들(피고인들)은 일찍 가족을 여읜 저에게 또 다른 가족 같은데 함께 법정에 있어 송구하다"며 "제가 준 것보다 받은 게 훨씬 많은데 불법 수사가 이뤄졌지만 제가 부족했고 저의 탓"이라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2020년 김 씨로부터 3회에 걸쳐 86만 원 상당의 수산물을 받고 대여료 250만 원 상당의 포르쉐 차량을 무상 이용하는 등 총 336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2022년 11월 불구속기소 됐다.

김 씨는 이들 5명에게 총 3019만 원 상당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앞서 김 씨는 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선동 오징어에 투자하면 수개월 내 3~4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7명에게서 총 116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2022년 7월 징역 7년 형이 확정됐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