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록·김호삼·강대권·김창수 사의…검찰 중간간부 '줄사표'(종합)
검찰 인사 여파…박찬록 공판부장이 신호탄 쏴
31~33기 중간간부도 사의…추가 사직 나올 듯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9일 중간간부(차장·부장검사) 인사가 난 뒤 검찰에서 대규모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박찬록(54·사법연수원 30기) 서울고검 공판부장(차장검사)이 사표를 낸 데 이어 김호삼 춘천지검 원주지청장(57·31기), 강대권 수원지검 안양지청장(54·31기), 김창수 부산지검 부장검사(51·33기)가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차장검사는 29일 인사가 나자마자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공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려 합니다"는 글을 썼다.
박 차장검사는 "30대 초반 시작해 인생의 대부분을 검찰에 바쳤다"며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밖에서 검찰 발전을 위해 응원하겠다"며 "검찰이 마주한 어려움도 시대 상황에 맞게 잘 극복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박 차장검사는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2012년 서울중앙지검 검사 시절 당시 특수부에 배치돼 다수의 대기업과 정치인 관련 사건을 수사했으며 부산지검 2차장검사로 부임한 뒤에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박 박탈)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022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수사하는 수원지검 차장검사로 부임했다.
'강력통'인 김호삼 원주지청장은 30일 오전 이프로스에 "훌륭하신 선후배 검사님, 수사관님, 실무관님 덕분에 '대한민국 검사 중 가장 행복한 검사'라고 자부할 정도로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사직 인사를 남겼다.
김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과 광주지검·인천지검 강력부장을 지낸 뒤 2022년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장을 역임하는 등 강력 수사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대권 안양지청장도 "검찰이 어렵지 않은 시기가 없었지만 앞으로 더 큰 시련이 닥쳐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사직하게 돼 마음이 무겁고 송구하다"며 "마음의 고향인 검찰을 밖에서도 응원하겠다"고 썼다.
국민권익위원회에 파견 중인 김창수 부장검사는 "검찰 가족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며 "저의 부족함으로 마음 상했던 분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부에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인천지검 형사부에서 '계곡살인' 사건을 수사했다.
박양호 법무부 법무과장(48·35기)도 전날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는 드라마 대사를 인용하며 "검찰, 법무의 생활을 추억으로 바라보니 치열하게 고민했고 기뻐했고, 슬퍼했던 나의 아름다운 청춘이었다"고 사직 인사를 남겼다.
권찬혁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49·35기)는 "30~40대를 다 바친 검찰과 이별하기로 결심했다"며 "검사의 직을 내려놓더라도 정직하게 살아가겠다"고 썼다.
검찰 안팎에서는 다음 달 3일 발령을 앞두고 사의 표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일부 부장검사도 사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전날 김형수 부산지검 동부지청장(47·30기), 김병문 울산지검 형사1부장(47·34기) 등 차·부장검사 11명을 의원면직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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