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교육받을 권리, 특정교육 요구권 아냐"(종합)
"정원 75명 늘었다고 교육 기회 실질 봉쇄 납득 어려워"
1심 모두 각하…서울고법 항고심 결정 이후 '각하' 결정
- 이세현 기자,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서한샘 기자 = 법원이 부산대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 190여 명이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1심은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 등 의료계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모두 각하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21일 부산대 의대 교수·전공의·학생 190여 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절차를 끝내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에게 집행정지신청을 구할 신청인적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신청은 모두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분의 근거 법규인 고등교육법 등은 교육기본법의 기본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대학의 입학정원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며 "그 입학정원을 정하는 것이 반드시 특정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현재 배정된 입학정원 내에서만 수업받을 권리 등을 부여하거나 그러한 법률상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의대생들의 신청인 적격 문제와 관련해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을 받을 권리는 국민이 국가에 대해 직접 특정한 교육제도나 학교시설을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교육시설 참여 기회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타인의 교육시설 참여 기회를 제한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설령 부산대 의대 입학정원 증원으로 재학생들의 교육환경이 기존에 비해 열악해질 수 있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대학의 교육여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서 대학의 교사시설 구비 및 적정한 교원 수 확보 등을 통하여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와 같은 불이익은 이 사건 처분인 입학정원 증원에 따른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라 간접적이고 사실적인 이해관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부산대 의대 입학정원은 기존 125명에서 75명이 증원된 것에 불과하다"며 "그 정도의 증원으로 인해 재학생들의 기존 교육시설에 대한 참여 기회가 실질적으로 봉쇄되거나 형해화되는 정도에 이른다고는 도저히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결정에 따라 의료계가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의 1심은 '완패'로 마무리됐다.
이날 결정은 지난 16일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 배상원 최다은)가 의대 교수와 전공의·의대생·수험생 등 18명이 낸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뒤 나왔다.
앞서 지난 7일 신청인 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인 관련 사건 항고심의 결정을 기다려 달라"면서 당일 예정된 심문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국립대 의대생들이 각 대학 총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대입 전형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 8건도 서울중앙지법에서 모두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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