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 구제한 무료 상담 제도…이용률 고작 6.9% "몰라서 못쓴다"

개인회생·파산 상담센터 하루 방문 10명 불과
회생법원, 시스템 재정비…이르면 내달 개편

서울회생법원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정윤미 서한샘 기자 = #기초생활수급자인 A 씨(61)는 당뇨합병증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고 배우자 또한 당뇨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법률대리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A 씨는 지난해 서울남부지법을 방문했다가 "서울회생법원에 뉴스타트상담센터가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상담 후 A 씨 부부는 지난해 4월 회생법원의 소송구조 변호사 지원을 받아 개인파산을 신청했고 8월에는 면책 결정이 확정됐다.

A 씨가 법원 도움을 받아 면책 결정을 받는 데까지는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6개월이면 끝날 일'을 하지 못했던 것은 파산제도와 구체적 이용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A 씨는 운이 좋은 편이다. 개인회생·파산제도를 모르거나 많은 돈을 들여 상담받는 국민이 많기 때문이다.

◇ '무료 상담' 몰라서 못 한다…서비스 이용률 6.9%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2017년부터 도산 전문 상담센터인 뉴스타트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상담센터는 채무자의 부담을 덜어줄 목적으로 개인회생·파산제도의 신청 절차나 방법을 안내하고 스스로 신청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 개원과 동시에 출범했다.

상담센터에는 개인 파산관재인, 전임 외부회생위원, 소송구조 지정변호사와 신용회복위원회·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중소기업진흥공단 상담원 등이 일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변호사, 2020년부터는 법무사도 상담위원단에 추가됐다.

이렇듯 내로라하는 상담위원이 있는데도 A 씨를 포함한 지난해 상담자는 2408명, 하루 1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사건 3만 4672건의 6.9%에 그쳤다.

◇ 직원 안내로 방문…"소송 구조 모른다" 76%

회생법원 홈페이지에는 상담위원의 소속·성명·상담가능시간이 게시돼 있다. 상담 희망자는 원하는 상담위원을 선택해 법원을 방문하면 된다.

지난해 센터 방문자 중 1715명(71%)은 채무자, 522명(22%)은 채권자였으며 108명(4%)은 상속인, 62명(3%)은 이해관계인이었다.

법원에 따르면 응답자 2230명 중 20대 이하 1명, 20대 59명, 30대 262명이었고 40대 383명, 50대 599명, 60대 634명, 70대 이상 292명이었다.

회생법원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방문한 사람이 3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 검색 283명, 법원 홈페이지 137명 순이었다.

법원은 비용을 면제하거나 조금만 내고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게 하는 소송구조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응답자의 76%는 소송구조제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 '효율성 제고' 착수…이르면 6월 뉴스타트센터 개편

회생법원은 '사각지대 취약계층의 신속한 재기 지원'이라는 상담센터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이 상담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상담위원이 채무자 신용정보를 즉석에서 조회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그중 하나로 검토 중이다.

객관적 자료보다 방문자의 설명 중심으로 상담이 이뤄지고 있어 개인 상황에 맞는 안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채무자의 신용정보 조회를 토대로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는 이르면 6월, 늦어도 하반기 중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법원 관계자는 "도산 절차 신청 등에서 채무자의 상황에 맞는 서비스가 다소 부족했다"며 "개편이 완료되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상담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