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창원간첩단' 사건 2주 만에 서울중앙지법 재이송 요청

중앙지법 "집중심리 위해 창원지법으로 관할지 이송"
검찰 "증인 대부분 국정원 직원, 관할 법원 선택 나쁜 선례"

'창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경남진보연합 관계자들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3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검찰이 이른바 '창원간첩단' 의혹으로 창원에서 재판받기로 한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 조직원들의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내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가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으로 보낸 지 2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김종현)는 2일 창원지법에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재이송해달라"는 내용의 이송신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신청서에서 "이송할 특별한 사정이 없고, 창원지법 관할에 피고인 대부분이 살지 않아 형사소송법 요건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인 대부분이 국가정보원 직원으로서 창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할 경우 국가정보원직원법에 따른 비공개 증언 등이 용이하지 않다"며 " 피고인들의 의사에 따라 재판 관할 법원을 선택할 수 있는 선례를 남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한 "피고인들이 구속된 지 13개월이 넘었으나 검찰 측 증인 1명에 대한 신문도 이뤄지지 않는 등 재판 지연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를 바로잡고 신속히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이 사건 재판은 1년 1개월 새 공판준비기일을 제외하고 총 2번 열렸으며, 재판부는 검찰 측 증인 1명에 대한 신문조차 모두 마치지 못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강두례)는 지난달 18일 황모 씨 등 4명에 대한 집중 심리가 필요하다며 창원지법으로 관할지 이송을 결정했다.

황 씨 등은 2016년 3월~2022년 11월 북한 대남공작 총괄 기구 '문화교류국' 지령으로 공작금을 받고 국내 정세를 보고하는 한편 윤석열 정권 퇴진과 반미·반정부 활동에 나선 혐의(국가보안법)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3월 구속기소 된 이후 계속해서 재판부 관할 이전, 국민참여재판, 위헌법률심판 등을 연이어 신청했다. 이에 고의로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제도를 악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