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보이스피싱 사기, 양형기준 신설 추진…13년 만에 손질

대포통장 거래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양형기준 포함
양형위, 132차 회의서 동물학대 양형기준 신설 등 논의

이상원 대법원 양형위원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양형위원회 제13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양형위원회는 이날 13년 만에 사기 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에 대해 논의한다. 사기 범죄 양형기준은 2011년 설정·시행된 이후 13년간 기본 권고형량 범위 수정 없이 유지 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보험사기와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한 양형기준 신설을 추진한다. 사기 범죄의 권고 형량 범위에 손질이 이루어지는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양형위는 지난 29일 오후 대법원 회의실에서 제131차 전체 회의를 열고 사기 범죄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죄의 설정 범위, 유형 분류 등 양형 기준 수정안을 심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사기 범죄 양형기준은 2011년 설정·시행된 이후 13년간 기본 권고형량 범위 수정 없이 유지돼 왔다.

다만 지난해 11월 17일 개정 시행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보이스피싱 범죄의 약 64%를 차지하는 '대면편취형' 사기가 포함됐다. 법정형도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5배에 해당하는 벌금으로 상향됐다.

또한 2018~2022년 정식재판이 청구된 보험사기 사건은 모두 6209건으로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범죄 중 사건명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양형위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와 보험사기 범죄를 사기 범죄 양형 기준 설정 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현행 양형기준에 따르면 일반사기의 경우 사기 금액이 1억 원 미만이면 기본 형량이 6개월~1년 6개월,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이면 1~4년이다.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3~6년,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은 5~8년이고 300억 원을 넘으면 6~10년이다.

양형위는 법정형, 구성요건, 보호법익과 죄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행 양형기준 유형 분류는 유지하되,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비롯한 다중 피해 사기의 처벌 강화가 필요한 만큼 현행 양형기준상 '조직적 사기'의 권고형량 범위 수정 등을 심의하기로 했다.

범죄에 이용할 목적 등으로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보관·전달·유통하는 범죄도 새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죄 양형기준 설정 범위에 포함한다.

이른바 '대포통장'을 거래해 범죄수익의 취득과 은닉을 돕는 범죄 역시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증가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양형위는 법정형, 형량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위반범죄 양형기준의 유형 분류는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양형위는 오는 6월 17일 열릴 제132차 회의에서 동물 학대 범죄 양형기준 설정안과 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에 대해서도 심의할 예정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