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전우원 2심도 징역형 집유…"처벌이 능사 아냐"(종합)

"치료·사회활동…수형 생활보다 결과 나을 수도"
재판부 "흔들릴 때 읽어보라"…반성문 사본 건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우원 씨가 1심 선고공판을 마친 후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 씨(28)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마용주 한창훈 김우진)는 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 판단이 부당하지 않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마약의 해로움이 너무나 큰데도 사회 전반에 마약이 널리 퍼져있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마약 제조·수입·유통 범죄는 무겁게 처벌해야 하고 실제로 이전부터 무겁게 처벌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약 범죄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며 치료나 재발 방지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투약한 마약 종류와 횟수가 많기는 하지만 마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받고 있고 마약의 해로움을 널리 알리는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무거운 형벌로 수형생활을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해로움을 널리 알려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 비슷한 처지의 중독자들도 마약을 끊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피고인이 마약 범행을 불특정다수에게 전파해 준 충격과 피해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선고 후 전 씨에게 "피고인이 여러 차례 낸 반성문은 스스로에게 한 다짐과 약속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음이 흔들리거나 약해지면 다시 읽어보라"며 전 씨가 낸 반성문 복사본을 건넸다.

전 씨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미국에 거주하며 LSD, 대마, 엑스터시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마약상에게 2만 5000~105만 원을 건네며 LSD·케타민 등을 여러 차례 구입한 혐의도 있다.

전 씨는 지난해 3월 미국 뉴욕 자택에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약을 투약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