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기만 1700대…'역대 최대' 보이스피싱 발신번호 조작 조직 일망타진

국내 조직원 21명 구속기소…피해자 170명에게 54억 편취
중국 소재 총책·간부급 신원 밝혀내…추적 중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이 20일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운영조직 일당 21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중계기와 PC 등 압수물품 모습. 2024.3.20/ 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무려 1700대에 달하는 발신번호 변작중계기를 운영해 온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일당 21명이 구속 기소됐다. 중계기 운영조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발신번호 변작중계기는 유심칩 여러 개를 장착해 휴대전화 발신번호를 조작할 수 있는 장치다. 주로 보이스피싱 조직이 해외에서 온 전화를 국내에서 온 것처럼 변작하는 데 이용한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수민)은 20일 오전 "중국·태국·남아공 등 다국적 외국인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운영조직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단순 중계기 관리책뿐 아니라 간부급인 수당지급책과 부품보관소 관리책, 환전책 등 한국에서 활동해 온 모든 조직원을 검거하는 데 성공해 이날 최종적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사기관, 금융기관 등을 사칭하고 피해자 총 170명을 속여 합계 약 54억 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는 사기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가 적용됐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일반 원룸으로 위장된 중계소 11개소, 부품보관소 4개소를 국내에 운영했다. 중국 연길에 거점을 둔 조직은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철저히 점조직·분업화된 방식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합수단은 범행에 사용된 계좌를 추적하고 중계소와 부품보관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 끝에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1694대(784회선)와 휴대전화 유심 8083개, 휴대폰 443개, PC 121대, 공유기 193대 등을 압수했다.

또 조직원 진술 분석과 중계기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중국 소재 총책과 간부급 조직원들의 신원을 밝혀냈고 현재 국제 공조로 추적하고 있다.

합수단은 "앞으로도 해외를 거점으로 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중계기와 대포유심 및 대포통장 운영조직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엄단하고 신종수법에 적극 대응하는 등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