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사실관계 바로잡으려 대통령실 입장 반박…당혹스러운 상황"

19일 브리핑서 밝혀…"정치권 발언 대응 필요성 못 느껴"
대통령실 수사 개입 여부 "조항 보고 판단하면 될 것"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미디어데이에서 준비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과천=뉴스1) 황두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18일 이종섭 주호주대사(전 국방부 장관) 관련 대통령실에 반박 입장을 낸 것은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로 정치적 이슈에 휘말려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저희로서는 사실관계를 바로 잡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 전에 국회와 언론을 통해서 국민 여러분께 사건 관계인(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출금 유지 필요성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어제 대통령실 입장문 나온 이후 기존에 했던 말하고 다르다는 문의가 있어서 그 부분만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이 대사 임명을 두고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고 공수처에도 출국 허락을 받았다"는 입장을 냈다. 공수처는 이에 "출국금지 해제 권한이 없고 출국을 허락한 적도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가 정치적 이슈로 불거진 데 대해서는 난감한 기색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수사 위축 우려에 대해 "정치적 논쟁이나 이슈에 휘말리지 않으려 그런 부분을 경계하고 수사에만 전념하는 상황"이라면서 "예기치 못하게 이런 상황에 저희가 들어가 버리니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업무가 수사니까 거기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권에서 나온 이 대사 소환 필요성 주장에 대해서는 "여야를 떠나서 정치권 발언에 입장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온 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 대사가 지난 7일 공수처에 출석한 경위와 관련해서는 "소환장을 발부한 적은 없다"며 "보도를 통해 (호주 대사 임명을) 인지해 담당 부서에서 연락한 뒤 그쪽(이 대사)에서 나오겠다 해서 일정을 협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사의 4월 소환 여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주요 사건 관계인 소환 일정 등에 대해서도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대사는 앞서 언론인터뷰에서 4월 열리는 공관장 회의 때 공수처 조사를 받기로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이 전날 이 대사 혐의를 두고 입장을 밝힌 것이 수사 개입이 아니냐는 질의에도 "그 부분에 대해서 말할 것은 없고 (외부에서) 조항을 보고 판단하면 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공수처법 3조 3항은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하여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에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이 대사를 채상병 사건 관련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겠다는 해병대 수사 기록 회수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로 수사하고 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