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이상직 아들 400억 증여세 미납으로 출국금지

이상직 아들, 법무부 상대 출국금지 취소 소송서 패소
법원 "이씨, 해외로 나가면 재산 은닉 가능성 상당하다"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3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법에서 열린 공판 출석에 앞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수백억 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로 수감 중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들이 400억 원대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아 출국 금지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윤성진 판사는 이 전 의원 아들이자 골프선수인 이원준(26) 씨가 법무부 장관 상대로 제기한 출국금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7일 패소했다.

이 씨는 미성년자였던 2015년 12월 친누나로부터 이스타홀딩스 주식 4000주를 주당 5000원씩 2000만 원을 받았다. 국세청은 지난해 1~3월 세무 조사에 착수해 '해당 주식은 이 씨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증여받은 것'이라고 보고 증여세와 연체 이자 404억여 원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이 씨가 세금을 내지 않자 지난해 6~12월 출국을 금지했고 올해 6월까지 그 기간을 연장했다. 이 씨는 법무부를 상대로 출국금지 취소 요청을 거부되자 지난해 6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씨는 해당 주식이 본인 소유 아닌 '차명 주식'이라 증여세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돈을 해외로 빼돌릴 우려도 없다"며 "국외 골프대회 참석하려면 출국이 불가피하고 국외 대회 참석 비용은 스폰서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법원은 "이 씨가 해외로 나가면 재산을 은닉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이 씨가 출국해 장기간 해외 체류하면 증여세 징수에 필요한 재산을 소비하거나 빼돌리는 게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이 씨가 골프선수로서 해외에서 상당한 비용을 지출한 거로 보이는데 관련 금전 거래 명세가 확인되지 않아 정기적 소득 또한 없다"며 "계좌 잔고가 줄어들 무렵 타인 명의 계좌로 돈을 받아 생활비를 지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씨는 금융재산 등을 의도적으로 자기 명의로 보유하지 않으면서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비용을 조달하고 있다"고 짚었다.

'출국을 못하면 골프 선수 자격이 박탈된다'는 이 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국내에서도 출전권을 얻어 골프대회 출전할 수 있다"며 "이 씨가 해외에서 받을 상금과 후원 계약에 따른 수입은 과세 관청이 포착하기 어렵고 (상금 등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 국내로 입국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차명주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증여세 부과 처분이 적법하게 취소됐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이 전 의원은 2015년 11~12월 540억 원 상당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이 전 의원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0억여 원 상당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