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희 대법관 후보자 오늘 인사청문회…'이념 편향' 등 검증할 듯
젠더법 전문가 평가…'어금니 아빠 사건' 항소심 담당
"성소수자 혐오·차별 안돼…촉법소년 하향 능사 아냐"
- 임세원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신숙희 대법관 후보자(54·사법연수원 25기)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열린다. 판사 시절 내린 판결과 사법부 정상화 관련 질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 후보자는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과 법원 내 젠더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성평등과 성인지 교육의 확대, 일과 삶의 양립을 위한 제도 도입 및 정착 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동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연구와 교육활동에도 힘써왔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당시 '어금니 아빠 사건'을 맡아 피해자 가족이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며 제기한 국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 책임 비율을 1심보다 확대해 손해배상액을 증액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국회는 평소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던 신 후보자의 과거 판결과 청문회 답변서 내용을 토대로 후보자에게 이념 편향성이 있는지를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여성혐오 범죄의 발생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해 왜곡된 성 인식을 교정하고 혐오범죄를 예방하는 형사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동성혼 합법화에 관해서는 "원론적으로 성소수자 역시 헌법상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하고 성적지향이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서는 "사회가 보호하고 훈육해야 하는 대상이므로 청소년범죄의 흉포화를 이유로 소년범을 일반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는 의견을, 사형제 폐지에 대해서는 "종신형 도입 등 대체 수단 마련을 전제로 사형제 폐지 여부를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법부 정상화 및 검찰권 견제와 관련한 질문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신 후보자는 압수수색영장 발부와 관련해 "과도한 압수·수색을 방지하기 위해 영장 발부를 신중히 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수사의 필요성을 조화롭게 고려할 수 있도록 법관에게 충분한 심리 수단을 부여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이뤄진 일련의 정책에 대해 "사실심 충실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판 지연이 초래됐거나 재판 역량이 약화했다는 지적이 있어 아쉽다"며 법관 증원, 전문심리위원 제도·조정제도 활성화 등을 언급했다.
헌법에 따라 대법관 임명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회가 임명 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다음 재적의원 과반 출석 및 출석의원 과반 찬성하면 의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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