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보도' 수사 벌써 반년…"의혹 규명할 수 있을까" 커지는 의구심
'최재경 녹취록' 건넨 인물·경위 파악 난항 추측
검찰, 피의자 잇달아 소환…규명에 시간 걸릴 듯
- 박승주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김기성 기자 = 대선 전 허위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진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10 총선 때까지 진상을 규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여론조작사건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1부장검사)은 현재 피의자 소환조사와 함께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발단은 '김만배 인터뷰 의혹'이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뉴스타파 전문위원으로 있던 2021년 9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윤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무마 의혹' 인터뷰를 한 뒤 대선 직전 보도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대선을 8일 앞두고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의 허재현 기자가 '윤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했다'고 주장한 것도 허위 보도로 보고 있다.
당시 허 기자는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의 사촌형 이 모 씨와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이 나눈 대화라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에 연루된 조 씨를 봐준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녹취록이 제3자가 최 전 중수부장으로 둔갑해 조작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 보좌관 최 모 씨, 민주당 국회 정책연구위원 김 모 씨,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한 송평수 전 대변인이 허 기자에게 녹취록을 건넨 데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달 들어 최 씨, 김 씨, 송 전 대변인을 차례로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포렌식도 많이 했고 관련자도 조사하고 있다"며 "보도 경위를 조사하고 필요한 내용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가 5개월을 넘기면서 검찰이 애를 먹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별수사팀은 지난해 9월 꾸려졌지만 핵심 피의자 기소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허 기자에게 녹취록을 건넨 인물과 경위를 규명하는 데도 난항을 겪는다는 분석이 있다. 허 기자와 김 씨 등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김 씨가 허 기자에게 녹취록을 건네기는 했느냐"는 질문에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하고 있지만 (김 씨가 전달한 것이 맞는지) 말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허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는 최 씨가 이 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뒤 녹취록 형태로 보관하다 자신이 한 말을 당시 윤 대통령의 상관인 최 전 중수부장이 한 말처럼 둔갑해 김 씨에게 넘겼다고 적시됐다. 검찰은 김 씨가 허 기자에게 녹취록을 건네 보도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배후까지 규명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허위 보도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윗선'은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관련 사안이라 총선 전 수사가 어려울 수 있느나"는 물음에 이 관계자는 "정치 상황에 맞춰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방적으로 수사할 수 없으므로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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