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불법 공매도부터 헤지펀드 부정거래까지…'공매도 수사팀' 존재감

남부지검 "헤지펀드 블록딜 거래 중 무차입 공매도 관련사 압수수색
불법 공매도 수사팀, 금감원 전수 조사 이후 추가 사건 배당 가능성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모습. 2022.4.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560억 원대 해외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의혹을 수사 중인 남부지검 '불법 공매도 수사팀'이 유력한 글로벌 헤지펀드의 무차입 공매도 혐의에 대해서도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출범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굵직한 사건을 추가로 맡게 되면서 무게감을 더해가는 모습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불법 공매도 수사팀(금융조사 1·2부)'은 전날 맥쿼리증권·UBS증권·씨티은행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헤지펀드 A사 등 3개 사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등으로 제재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A사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전날 압수수색이 이뤄진 3개 금융회사는 이들 헤지펀드로부터 부정거래 주문을 받아 수행한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지난 2019년 SK하이닉스 블록딜 거래 참여자로서 거래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기 전,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해당 주식에 대한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넣었다.

다만 주문을 넣었을 당시엔 자본시장법에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형사 처벌 조항이 없었던 만큼, 금융당국은 6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면서도 검찰에 "무차입 공매도를 악용한 부정거래가 의심된다"며 '수사기관 통보' 조치했다.

또 A사는 블록딜 가격 협상 중 더 낮은 가격으로 매수하기 위해 116억 원 규모의 매도 스와프 주문을 체결했다. 매도 스와프 주문을 넣게 되면 해당 주식의 주가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블록딜 가격을 더 낮추는 것도 가능해진다. A사는 매도 스와프를 통해 블록딜 가격을 낮춤으로써 결과적으로 32억 원의 이익을 남겼다. 금융당국은 이 역시 사기적 부정거래라고 봤다.

검찰의 수사도 금융당국의 고발 내용을 기초로 혐의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수사 과정에서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범죄 혐의가 적발될 수도 있다.

다만 문제가 된 헤지펀드가 해외 소재 회사라는 점에서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검찰의 직접 수사가 어려운 만큼, 해외 사법 당국의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불법 공매도 수사팀이 출범 한 달도 되지 않아 굵직한 사건을 두 개나 맡게 되면서 점점 무게감을 더해가는 모습이다.

수사팀은 560억 원대 무차입 공매도 혐의를 받는 HSBC 홍콩법인과 BNP파리바 홍콩법인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 국내 관계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 금융감독원이 해외 IB를 대상으로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어 수사팀에 추가로 사건이 배당될 가능성이 높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