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비중 줄인 전력계획 취소하라" 소송냈지만…법원서 '각하'

法 "국민 권리·의무에 구체적 영향 없어" 사법적 다툼 대상 아니다

전남 신안군 자은도 해변의 해상풍력발전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박진규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기후·환경단체들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낮춘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의 본안 판단도 받지 못하게 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최근 기후·환경단체 공동 원고인단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전기본 취소 청구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을 말한다.

산업부는 지난해 1월 확정한 10차 전기본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6%로 낮추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설정한 신재생 발전 비중이 30.2%였던 것과 비교해 8.6%p(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반대로 원자력 발전 비중은 이전 정부(23.9%)보다 8.5%p 높은 32.4%로 설정했다.

이에 기후솔루션 등 기후·환경단체들은 "탄소중립·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할 뿐더러 에너지 계획에 발언권이 없는 미래 세대는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전기본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민의 권리·의무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기본이 사법적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전기본은 전기사업에 관한 각종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행정기관의 내부 지침으로서 행정기관만을 적용대상으로 한다"며 "전기본 수립만으로 곧바로 국민의 권리·의무관계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고 그대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될 땐 항고소송 대상이 될 여지도 있지만 전기본은 여건 변화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며 "틀림없이 그대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