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어색한데?…마약사범 선처 탄원서, 챗GPT로 만든 가짜였다

검찰에 들통…구속 중인 마약사범 추가기소

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구속된 마약사범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챗지피티(GPT)로 탄원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검사 김해경)는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필로폰 투약·소지 등 혐의로 기소돼 같은해 10월 법정구속됐다. 이후 A씨는 지인과 가족 명의 탄원서를 다수 제출하며 보석을 통한 석방을 시도했다.

같은해 11월에는 한 지자체 체육회 팀장 B씨 명의의 탄원서를 검찰에 냈다. '체육회와 협력해 공익활동을 많이 했으니 선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탄원서를 검토하던 검찰은 문서 위조가 의심되는 정황을 확인했다. '피고인이 정당 내부의 불미스러운 일에 정의라는 명목으로 홀로 싸웠다'는 등 전체적으로 내용과 문체가 어색했다.

수사 결과 탄원서는 챗지피티를 이용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인에게 '체육회, 공익활동, 당내 경선 문제 해결' 등 키워드를 주면서 탄원서를 만들어 달라고 한 뒤 이를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체육회와 관련된 공익활동을 한 사실이 없고 B씨도 A씨를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담당검사의 치밀한 검토와 적극적인 수사로 가짜 탄원서임을 밝혀낸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검찰은 생성형 AI기술을 악용한 증거조작, 위조 범행에 엄정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