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나체사진 찍고 "수사 정보" 공유…"5000만원 내라" 경찰에 소송

지난해 8월 30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열린 '경찰의 성매매 단속 시 신체촬영 등 위법수사 피해 국가배상소송 제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변은 경찰이 2022년 3월 성매매 단속에서 증거를 수집한다는 명목으로 알몸 상태인 성매매 여성 피해자의 신체를 휴대전화를 이용해 촬영하고 단속팀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사진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욕설 및 모욕적 발언,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등 인권과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위법한 수사관행을 개선하기위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2023.8.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성매매 단속에 나선 경찰이 '증거로 삼겠다'며 동의 없이 성매매 여성의 나체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도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강희석 부장판사)는 성매매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단속 경찰이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찍은 사진을 증거에서 배제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또 경찰의 촬영은 '인격권 침해'라는 1심 판단도 받아들였다.

다만 사진 외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면 A씨 등의 성매매 처벌법 위반 혐의는 인정된다는 1심 결정이 옳다고 봤다.

경찰은 2022년 3월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 행위가 이뤄진다는 첩보에 따라 현장을 급습, 나체상태인 A씨와 성 매수 남 B씨의 몸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자신의 사진을 지워달라는 A씨의 요구도 거부했다.

경찰은 이렇게 찍은 사진을 단속팀 소속 경찰 15명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수사정보'라며 공유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7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침해가 맞다'며 경찰청장에게 성매매 단속 관련 규정과 지침을 제·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A씨는 국가를 상대로 5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