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사태' 장하원 2심도 무죄…"투자자 손실·상처 죄송"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부실 위험을 숨기고 투자자들에게 1300억원대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2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이지영 김슬기)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장 대표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장 대표는 2017년 4월부터 미국 자산운용사 DLI가 운영하는 펀드의 부실 위험을 숨기면서 370여명에게 1348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기초자산인 QS대출채권이 부실하고 브랜든 로스 DLI 대표가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사정 등이 있었음에도 안전한 투자라고 속인 혐의다.

이후 디스커버리 펀드는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 등의 문제로 환매가 중단됐으며 2021년 4월 기준 환매 중단 규모는 2562억원으로 알려졌다.

1심은 피고인들이 펀드 기초자산이 부실자산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지만, 로스 대표의 범법행위가 밝혀지기 전까지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도록 관리했다고 봤다.

또 투자금 상환을 위해 신규 투자금으로 '돌려막기'했는지, 원리금 보장을 앞세워 투자자를 기망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무죄라고 봤다.

2심 역시 "피고인들이 자산 수익률 문제를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체 자산에 문제가 없는 이상 기초자산에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수익률로 보완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회수해 수익률 높이는 전략을 취하려 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납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망 여부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수익률 저하나 손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수익률 저하나 원금 손실을 고지하지 않아도 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돌려막기와 관련해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금을 지급하는 구조는 돌려막기로 볼 수 있지만 금융투자 상품을 어떻게 설정 운용할지는 자산운용의 재량"이라며 "그 자체가 수익률 저하나 손실 영향 미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장 대표는 선고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투자자들의 금전적 손실은 물론 오랜 기간 마음에 큰 상처를 줘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도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 대표는 디스커버리 환매 중단 사건 재수사에 나선 검찰이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하면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이며 디스커버리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