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또도 아니고, 이재명 재판 느리다고 비판하니"…사표낸 판사 항변
서강대 법대 90학번 단톡방에 답답함 호소…변호사의 길로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소 사건 중 가장 빨리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였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담당 판사의 사표로 총선 전 선고가 어렵게 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심리를 맡아 오던 강규태(53 ·사법연수원 30기)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오는 2월 19일자로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법복을 벗은 뒤 변호사 개업을 할 예정인 강 부장판사는 서강대 법대 90학번 동기생 단체 대화방(단톡방)에 '이재명 대표 재판을 질질 끌고 있다'는 일부 비판을 억울해 하는 글을 남겼다.
강 부장판사와 동기인 최진녕 변호사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이봉규 TV'에서 강 부장판사가 단톡방에 올린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강 부장판사는 "다음 달 명예퇴직, 변호사 사무실을 차려 새로운 삶을 살아 보려고 한다"면서 "지난 정권에 납부한 종부세가 얼만데 결론을 단정짓고 출생지라는 하나의 단서로 사건 진행을 억지로 느리게 한다고 비난하니 참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내가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증인이 50명 이상인 사건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참 원"이라고 한 뒤 "하여간 이제는 자유를 얻었으니 자주 연락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현재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위반 등 3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강 부장판사가 맡고 잇는 선거법 위반 사건이 가장 먼저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였지만 그의 사직 의사로 총선전 판결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위반 사건 외에도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한 '위증교사 사건' 등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을 심리해 온 김상일 부장판사(53·31기)도 최근 사표를 제출, 대장동 관련 재판들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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