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선 패배한 송영길…먹사연 변질시켜 불법 자금 수수"

"송영길, 전대 1년 전부터 지원조직 강화…수수에 관여"
돈봉투 살포는 윤관석 일임…수수 의원 수사 이어질 듯

서울중앙지검 2021.2.25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임세원 김기성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기소한 검찰이 송 전 대표가 당 대표 경선에 나섰다가 한 차례 낙마한 뒤 공익법인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정치 후원조직으로 변질시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또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에게 돈봉투를 살포하는 과정은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현 무소속)에게 일임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4일 취재진과 만나 "먹사연이 2020년 1월부터 고유의 기능을 잃고 당 대표 경선을 목적으로 정치활동을 지원하는 외곽조직으로 변질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먹사연) 기부자들의 금품 제공 경위·의도, 송 전 대표와의 관계를 살핀 결과 기부금이 단순 후원금이 아니라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기소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당 대표 경선에서 낙선한 송 전 대표가 2020년 1월 자신의 측근을 먹사연 소장과 자금 업무 전담자로 앉힌 뒤 이듬해 12월까지 후원금 명목으로 7억6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게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먹사연 운영비와 인건비, 활동비 등이 사실상 정치활동 지원에 사용됐으며 송 전 대표가 내역을 직접 보고받는 등 전반적인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후원금을 건넨 기부자들도 송 전 대표의 정치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를 가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2018년 당 대표 선거에서 지원이 약했기 때문으로 패배한 것으로 판단한 송 전 대표가 이제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먹사연의 성격을 공익법인에서 정치지원조직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송 전 대표는 2018년 선거에서 예비경선을 통과하고 본경선 후보에 올랐으나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에 밀려 낙선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의원에게 국회의원 제공용 돈봉투를 20개(합계 6000만원)를 전달하며 살포를 일임한 것으로 봤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3~4월 당 대표 경선캠프를 운영하면서 부외 선거자금 6000만원을 교부받아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에게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를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 진술과 물적 증거 등에 근거해 금품 수수·전달 과정에 박용수 전 보좌관을 통한 송 전 대표 관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로 미뤄 윤 의원이 돈봉투를 건넨 현역 국회의원의 금품 수수 입증 여부에 따라 추가 기소 또는 공소장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앞서 3일 윤 의원으로부터 300만원 등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성만 전 민주당 의원(현 무소속)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허종식 민주당 의원을 소환한 바 있다.

이미 압수수색을 한 임종성 의원을 포함해 '2021년 전당대회 송영길 지지모임' 의원들도 곧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