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떠나는 한동훈 "9회말 2아웃엔 후회 없이 휘둘러야"(종합)
"동료·시민·나라 위해 잘해야겠다는 책임감 느껴"
"국민의 상식·생각이란 나침반 갖고 앞장서려 해"
- 임세원 기자, 이장호 기자
(과천=뉴스1) 임세원 이장호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장관직을 사직하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상황에는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21일 법무부 정부 과천청사 지하 1동 대강당에서 오후 5시부터 진행된 이임식 이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상한 현실 앞에서 '잘할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자신감보다 동료 시민과 나라를 위해 잘해야만 되겠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고 했다.
그동안 정치 참여에 선을 긋다가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는 "권력을 차지하는 쟁투의 의미에서 정치를 멀리했지만,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에서는 벌써 20여 년째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마음 그대로 현실 정치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 상식과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려 한다"며 "그 나침반만으로는 길 곳곳에 있을 사막이나 골짜기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지지해 주시는 의견 못지않게 비판해 주시는 다양한 의견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끝까지 계속 가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민청 등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법무부의 정책 사업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더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관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좋은 정책들이 빛이 바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인물들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당연히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특정한 사람에 대해 따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에 예정됐던 선진법제 포럼과 국회 본회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후 5시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진행했다.
한 장관은 이날 이임식에서 "제가 한 일 중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은, 그건 저의 의지와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타협해서가 아니라 저의 능력이 부족해서일 것"이라며 "앞으로 제가 뭘 하든, 그 일을 마칠 때, 제가 똑같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밝힌 후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지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한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한 장관이 법무부를 떠나는 것은 2022년 5월 장관 임명 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당분간 장관의 공석은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대행할 예정이다.
sa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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