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재판지연 해법 찾겠다"…법원장 "장기미제 분담"(종합2보)

조희대 취임 후 첫 법원장회의…법관 증원 등 필요성 나와
도마 오른 '법원장추천제' 의견교환만…구체 내용은 아직

조희대 대법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윤미 황두현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임 후 첫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재판 지연을 '사법부 최대 난제'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신속한 재판을 위한 법원장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주문했다.

법원장들도 장기미제 사건 처리 사무를 분담하는 등 각급 법원 수장들의 선도적·중심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

조 대법원장은 15일 오후 2시 대법원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인사말을 통해 "사법부가 직면한 재판 지연이라는 최대 난제를 풀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대법관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12.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재판 지연 '난제'…법원장 추천제 개선방안도 논의

법원장들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 법원의 장기미제사건 적체 현황을 공유하고 법원장이 장기미제사건 처리에 선도적·중심적 역할을 할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재판 신속성 확보 방안으로 △판결서 적정화 △조정 활성화 △1심 단독관할 확대에 따른 후속조치 등이 거론됐다. 또 △법관 증원 △민사 항소이유서 제출제도 도입 등 인적·제도적 여건 개선에 대한 공감대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지연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란 법원에 소속된 판사들로부터 후보자를 추천받아 법원장을 임명하는 제도다. 대법원장 권한을 분산하고 법원장 보임에 수평적·민주적 요소를 확대하겠단 취지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주도로 시행됐다.

다만 투표제로 인해 법원장 리더십이 상실돼 신속재판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현재 대법원은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법원장들은 지난 8월 청주지법에서 20대 민원인이 형사과 사무실 공무원을 폭행한 사건을 계기로 '안전한 법원 환경 조성'에도 뜻을 같이했다.

△청사 구조 개선 △폭력 난동자에 대한 효율적 대응 방안 △피해 발생 시 효과적인 구제 방안 등이 담긴 '안전한 법원을 구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건의안과 각급 법원에서 자율적으로 시행 중인 보안 대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영상재판 활성화·법정통역센터 설치 추진

법원행정처와 양형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영상재판 활성화 추진에 대한 그동안의 경과와 재판중계 확대 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2021년 11월 영상재판을 확대하는 취지의 개정 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같은 해 12월 110건에 불과했던 영상재판은 올해 10월 3078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재판중계 확대·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한 재판중계연구반은 올해 2월 최종보고서를 제출했고, 법원방송 구축 방안 모색을 위한 연구과제도 지난달 보고서가 발간됐다.

올해 9월 열린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는 "재판중계 확대는 시범 시행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사법접근성 제고를 위해 올해 사법접근센터 8곳, 우선지원창구 33곳을 설치한 데 이어 내년에는 4~5개 법원에 추가로 개설하기로 했다. 법정 수어 통역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인증 제도 마련과 콘텐츠 개발 사업도 착수했다.

외국인 사법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법정 통역센터를 설치해 전국 법원에 중계 장치를 통해 영상통역 제공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역 소규모 법원에서 동일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인 피의자의 영장실질심사와 같은 긴급 사건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성폭력 사건에서 19세 미만 피해자에 대한 영상증인신문 동의 여부와 출석 장소 의견 청취를 규정화, 온라인 스토킹을 범죄 유형으로 추가하고 반의사불벌죄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법원은 또 가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미성년 자녀의 인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대법원 산하에 '가정법원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후견·복지 업무를 총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의료·문서 감정제도 개선과 소권(소송권) 남용 대응 조치의 하나로 매뉴얼을 마련한 점, 형사공탁 제도 개선, 출생통보제 도입에 따른 시스템 구축도 언급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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