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女 납치 학교서 성폭행 중학생 "해서는 안될 짓, 몇 년 뒤 나가더라도"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귀가 중인 4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중학생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읍소했지만 중형을 면치 못했다.

피해자는 자식에게조차 하소연 못 하고 지역사회에 소문이 나 일자리까지 잃었다며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재판부는 "15살짜리 중학생의 행동으로 보기에 가학적이고 변태적이다"며 중학생의 선처 호소를 뿌리쳤다.

14일 법조게에 따르면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 1부(이현우 재판장)는 지난 13일 강도강간, 강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중학생 A(15)군에게 징역 장기 10년·단기 5년형과 함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군은 지난 10월 3일 새벽 논산 시내에서 퇴근 중이던 B씨(40대)에게 오토바이로 데려다주겠다고 접근해 태운 뒤 B씨를 한 초등학교 교정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B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한편, B씨의 휴대전화와 현금 1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범행으로 15살 소년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죄질이 극히 불량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 측이 제출한 형사공탁금을 거부했고 엄벌을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A군은 구속 중 "피해자분은 따로 있는데 판사님께만 편지를 보내 진심으로 죄송하다. 이 말을 하기까지 늦어서 죄송하다. 잊기 힘든 기억을 드렸다. 진심으로 반성하겠다"면서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몇 년 뒤 이곳에서 나간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라는 자필 편지를 재판부 앞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심 선고 장면을 방청석에서 지켜본 B씨는 "2개월 넘게 A군 가족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고, 자필 편지도 본인이 작성한 것인지 믿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자식에게조차 피해 상황을 차마 밝히지 못했다"는 B씨는 "지역사회에 소문이 나 하던 일도 그만두고 재취업도 못하는 등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만큼 일상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에 B씨는 "더한 벌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징역 10년형이 가볍다며 항소할 뜻을 분명히 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