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취임 일성 '재판 지연 해소'…15일 법원장회의 주목(종합)

"법관, 형식적 법 논리 매몰되지 않게 조심해야"
법원장회의 일정 고려해 법원장은 1명만 참석

조희대 대법원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두 달 넘는 공백 끝에 대법원장직에 오른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강조했다. 하급심과 대법원에서 사건 처리가 늦어지는 재판 지연 문제를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이 지금 법원에 절실하게 바라는 목소리를 헤아려 보면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해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되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지연의 원인이 어느 한 곳에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세심하고 다각적인 분석으로 엉켜있는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사법부 구성원들에게는 구체적인 절차의 사소한 부분부터 재판 제도와 법원 인력의 확충과 같은 큰 부분까지 여러 문제점을 찾아 함께 개선해 나가자고 요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청문 과정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재판 지연을 꼽았다. 재판 지연 문제는 조 대법원장 주재로 오는 15일 열리는 전국법원장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재판의 속도와 함께 공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의 사명은 '공정한 재판으로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조 대법원장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담긴 국민 전체의 뜻과 법관의 양심을 기준으로 선입견이나 치우침 없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형식적인 법 논리에 매몰되지 않게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흔히 '법대로 하자'라고 말한다"며 "헌법과 법률에 담긴 국민 전체의 뜻과 법관의 양심을 기준으로 선입견이나 치우침 없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재판과 사법 정보의 공개 범위 확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목소리 반영 △전자소송과 지능형 사법 서비스 시스템의 안정적 구축 등도 강조했다.

개선 목소리가 나왔던 법관 인사제도에 대해서는 "업무 환경의 변화를 세심히 살펴 효율적이면서도 공정한 인사 운영제도를 마련하겠다"며 "법관 증원은 말할 것도 없고 사법보좌관과 참여관 등 법원 공무원의 전문성과 역할을 강화할 방안도 함께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박종문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이원석 검찰총장, 이완규 법제처장,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이남철 대한법무사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통상 내부 인사로 주요 법원장도 참석하지만 오는 15일 전국법원장회의가 예정된 점을 고려해 이번 취임식에는 윤준 서울고등법원장만 참석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주 금요일에도 법원장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으니 법원을 두 번 비우지 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