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잘된다"더니 장하원 영장 또 기각…제동 걸린 3대 펀드 재수사

두달 만에 재청구했지만 또 기각…"법리 다툼" 등 사유 비슷
야권은 '정치 수사' 등 비판…자신감 보이던 검찰 체면 구겨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2.6.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의 구속영장이 두 번째 기각됐다. 검찰은 "수사가 잘 되고 있다"며 3대 펀드 사기 사건(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에 자신감을 비쳤지만 잇단 영장 기각으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3대 펀드 재수사 동력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두 달 전과 같은 결과…넘어서지 못한 '법리 다툼 여지'

검찰이 22일 장 대표 등 2명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지만 24일 기각됐다. 장 대표의 영장은 9월에도 한 차례 기각된 바 있다.

장 대표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투자 제안서에 중요 사항을 거짓 명시해 투자자들로부터 109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교부받은 혐의를 받는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영장을 기각하면서 "범죄 관련 사실 및 법적 평가, 공소시효 도과 여부를 비롯한 법리 등에 다툴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방어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압수수색으로 증거를 상당수 수집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덧붙였다.

앞선 9월에도 비슷한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을 이번에도 넘지 못한 것이다.

디스커버리가 투자한 부동산 사업과 관련해 서울 소재 구청과 지방 공기업에 청탁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변호사 A씨의 영장도 기각됐다.

서울남부지검 2022.4.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정치 수사' 비판 속 펀드 사기 수사…동력 꺾일 수도

검찰은 줄곧 3대 펀드 사기 재수사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앞서 7월 기자들과 만나 "(디스커버리 재수사는) 막연한 재수사가 아니다"라며 "혐의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 아니며 가시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 대표의 영장이 처음 기각됐을 때도 남부지검 관계자는 "(수사가) 잘 되고 있다"며 "영장이 기각돼도 만족스럽게 선고되는 사건이 많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올해 초부터 3대 펀드 사태를 재수사해왔다. 이들 사건은 야당 의원 및 전 정부 인사와 관련돼 있어 결과가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에서는 '정치 수사' '보복 수사'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검찰 비판이 나오는 마당에 수사 결과로 당위성을 입증해야 하는 검찰에게 잇단 영장 기각은 뼈아픈 부분이다.

특히 장 대표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이며 디스커버리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지난 9월 부임한 김유철 서울남부지검장(54·29기)은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지검장으로부터 (주요 사건) 10여 건의 얘기를 들었다"며 "3대 펀드 재수사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