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 "홍영표 캠프 돈봉투가 금권선거"…검찰, 2차 수수 의원 7명 거론
강래구 "윤관석, 캠프 좌장으로서 감사·격려 목적…매표 아냐"
2차 의원 명단 언급에 강래구 "조심스럽다…정확한 기억 없어"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민주당 돈봉투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당 대표 선거 당시 경쟁하던 홍영표 후보 캠프가 돈봉투를 돌린 시점이 금권선거와 부합한다"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던 송영길 캠프는 매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 전 감사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들리는 바대로 홍영표 캠프에서 300만원 돈봉투를 건넸다면 그것이 (금권)선거라는게 더 명료하고 정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 전 감사는 송영길 캠프에서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둔 2021년 4월26일 국회의원용 돈봉투 교부 논의가 이뤄진 데 대해 "선거 운동한 이들에 대한 감사 표시나 격려 목적 아니냐"는 윤관석 당시 민주당(현 무소속) 의원 변호인의 질문에 "제가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시점상으로 맞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누구를 뽑을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와 있었다"며 "(돈봉투 교부 시기에) 국회의원들이 갑자기 오더를 바꿀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에게 특정 후보 당선을 도와달라는 '오더' 행위를 부탁하는 게 목적이라면 전당대회가 임박해 이미 표심이 정해진 상태에서 돈봉투를 돌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영표 캠프의 돈봉투 교부 소문이 맞는다면 시점상 송영길 캠프보다 먼저 한 것이기 때문에 매표 행위와 더욱 부합하리라는 설명이다.
강 전 감사는 "경선 당시 송영길 캠프에서 국회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하자고 처음 말한 사람이 윤관석이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캠프 좌장으로서 선거를 도와준 이들에 대한 감사 표시 혹은 투표 격려 목적으로 보인다"며 "좌장으로서 책임감이나 역할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감사는 기획회의와 관련해 "최종 기획회의 구성원이 윤관석·이성만·임종성·이용빈·허종식·김영호·민병덕 의원과 민주당 사무부총장 출신 이정근씨가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 동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시 회의에서 구체적 금액을 논의한 바 없으며 실제 교부액이 얼마인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송 전 대표의 선거 승리를 위해 돈봉투 10개를 2021년 4월28·29일 국회의원에게 제공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봉투 속 금액은 300만원이 아닌 100만원으로 총 수수금액이 2000만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직접 확인해 봤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4월29일 돈봉투를 2차로 받은 의원이 이성만·임종성·허종식·김영호·박영순·이용빈·윤재갑 7명 정도라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강 전 감사는 "너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 그 분들이 맞는지는 정확한 기억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은 지난 증인신문 당시 4월28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이성만·임종성·허종식 의원 등 3명에게 1차로 돈봉투를 교부하고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의원 등 4명은 현장에 없어 돈을 건네지 못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돈봉투 수수 의원으로 김영호·박영순 의원이 거론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윤 의원과 강 전 감사의 정당법 위반 혐의 재판을 지난달 10일 병합하고 관리 총책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 사건과 병행 심리 중이다.
내달 3일까지 박용수·강신성·김영권 등 세 사건 공통 증인 신문을 마무리하고 원래대로 재판을 분리해 특이 사항이 없으면 내달 18일쯤 윤관석·강래구 사건의 결심공판을 열 예정이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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