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헌재소장 후보자 "보수주의자란 평가 동의"…중립 노력(종합)
국회 인사청문회서 "사건 처리 효율성·신속성 높일 것"
"위장전입 사과하지만…사퇴는 안 한다"
- 박승주 기자, 이비슬 기자,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이비슬 김근욱 기자 =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자신을 '보수주의자'로 평가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편향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며 사건의 접수·심리·결정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보수와 진보의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본인이) 보수주의자라는 말에 동의하냐"는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보수라는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여러 언론에서 (보수 성향이라는) 보도를 했는데, 근거 없는 내용이 아니라 과거의 결정을 분석한 것이므로 보도들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라고 해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좀 더 폭넓게 다른 시각에서 사건을 보는 노력도 하겠다"고 밝혔다.
5년간 헌법재판관으로 일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을 묻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말에는 "제가 보수적으로 편향된 결정을 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있는데,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편향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과거 여러 차례 위장전입을 했다는 지적에는 재차 사과했다. 이 후보자가 세 차례, 배우자가 두 차례 각각 위장전입해 과거 헌법재판관 청문회 때도 논란이 됐다.
이 후보자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2018년 청문회 때 말씀드린 것처럼 이유를 막론하고 고위공직자로서 과거에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스로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사퇴할 의향은 없냐"는 물음에는 "그 점 때문에 (사퇴할 생각은) 없다"고 대답했다.
이 후보자가 헌재소장으로 임명되더라도 임기가 1년여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거론됐다. 헌법재판관 재직 중 헌재소장으로 임명됐던 박한철·이진성·유남석 전 헌재소장 모두 전임자의 잔여임기 동안만 근무했다.
이 후보자는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는 전임자의 관례에 따라 잔여 임기만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공석 사태가 동시에 발생한 것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헌재도 평의와 선고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재추진과 관련한 물음에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일에 대해, 조만간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예정된 내용에 대해 의견을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는 "헌재는 그간의 경험에 기초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기 위한 또 하나의 디딤돌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며 "헌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당연시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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