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블랙리스트' 김기춘 파기환송심, 검찰 징역 7년 구형

박영수 전 특검 사임으로 재판 중단…2년6개월만 재개
金 "박근혜 정부 기조 따라 사심없이 충실히 일 했을뿐"

세월호 참사 보고 시점 등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8월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2022.11.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검찰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7년형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원종찬 박원철 이의영)는 25일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기소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에게 항소 기각 취지로 1심에서 구형했던 형량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에게도 같은 취지로 징역 6년형을 구형했다.

김 전 실장은 직접 최후변론에 나서 "부패한 특검의 공명심에 기인한 무리한 수사와 기소였다"며 "조 전 장관 등 공동 피고인들과 함께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에 따라 사심 없이 직무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역시 최후변론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김 전 실장에 대해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며 "피고인이 만 84세의 고령인 점, 협심증을 앓고 있음에도 2년 8개월동안 구속됐던 점 등을 고려해 징역1년 이하의 형을 선고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실장 등은 박근혜정부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을 만든 혐의로 2017년 2월 기소됐다.

김 전 실장은 1심에서 징역 3년,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20년 이들의 행위가 직권남용죄에서 규정한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 심리가 더 필요하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첫 파기환송심은 2021년 1월 열렸으나 같은 해 7월 공소를 유지해야 할 특검팀이 와해되면서 심리가 중단됐다.

사건을 기소한 박영수 전 특검이 '가짜 수산업자' 사건으로 사퇴하고 양재식·이용복 특검보도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특검과 특검보가 공석인 경우 해당 사건은 관할 검찰청 검사장에게 승계된다'는 내용으로 특검법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서울고검장에게 사건이 승계됐고, 재판이 열리게 됐다.

kjwowen@news1.kr